드디어 받았다 난방텐트

독일의 혹독한 겨울나기 대비를 위해 한국에서부터 해외배송 받은 따수미 난방텐트. 항공으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주가 넘도록 오래 걸린 그 지독했던 마음고생이 오늘로 끝이 났다.

세관에 걸려있다던 우리 텐트는 슈투트가르트 도착한지 일주일이 넘도록 감감 무소식이었다. DHL express 에 전화해서 여러차례 문의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편지를 기다리라'는 것. 기다리라니까 기다리는 수 밖엔 없다. (....) 그렇게 목이 빠지게 우편함만 열고닫고를 반복하던 차 드디어 어제 쫄암트(세관)에서 온 우편물을 받을 수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남편과 함께 달려간 곳. 슈투트가르트 세관 Zollamt 이다.

짜증나는 Zollamt .....

다행히 집과 멀지 않았다. 우반타고 10분정도 떨어진 곳. 돌돌돌돌 돌돌이를 끌고 구석으로 한참 가야하긴 했지만 그래도 텐트를 받는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쫄암트에 들어갔다.

* * *

담당 공무원의 태도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내용물이 뭐냐부터 시작해서 니가 산거냐 선물 받은거냐, 금액이 얼마냐 배송비까지 포함한거냐 여간 깐깐하기 그지없다. 나는 뭣도 모르고 내가 인터넷으로 산거라고 했고 (차라리 친구가 보내줬다고 할 것을) 영수증을 봐야겠다고 내라고 한다. 능구렁이 담넘어가듯 넘어갈 것 같지 않다. 독일어가 짧은 나는 처음부터 영어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이 공무원 정말 눈 한번 꿈쩍 안하고 독일어로 씨부라린다. 하....

나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텐트의 가격을 30유로라고 낮춰 이야기했다.  50불 이상의 금액이면 세금을 내는 걸로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말해놓고도 민망했던게, 나중에 보니 박스에 텐트 가격이 86유로라고 적혀 있었다. 이런... 이거 때문에 세관에 걸린 것이다. 50불 이상의 금액을 택배로 받았기 때문에. 내가 내야할 세금은 <물품 + 배송비>의 19%.

30유로라고 낮춰 말한 결과 30유로 + 한국에서 보낸 배송비 8만원을 더한 금액의 19%, 16유로를 내고 텐트를 받아 들고 왔다. 하.... 영혼까지 탈탈 털린 기분. 뭐한다고 한국에서까지 배송을 받았을까. 사실 조금 싸게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독일 아마존에서도 따수미 난방텐트는 판매한다. 근데 가격이 100~120유로로 높게 책정되어 있다.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한국에서부터 배송 받았던게... 이런 스트레스 요인이 되다니.

해외배송을 받았으면 이 나라 법에 따라 관세를 내는게 맞다. 맞는데.. 난생 처음 겪는 일이라 스트레스가 심했다. 시간도 너무 오래 걸렸고 그만큼 걱정도 심각했으니까. 

당분간 한국에서 택배 받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비싸든 어쩌든 이 나라에서 해결하는게 가장 쉬운 일이다. 독일에서 한국 물건 주문받는 사람들은 꼭 기억해야 한다. 쫄암트에서 걸리면 물건도 찾으러 가야하고 물건값+배송비의 19%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것을.. 

어쨌든 난방텐트를 설치했다. 텐트 안은 여지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훈훈한 온도다.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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