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에슬링겐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하기

모두가 기다리는 그날이 오고 있다.

11월의 마지막 날이 가까워질수록 슈투트가르트 도시 곳곳에서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곳곳에 트리가 올라오고 알록달록한 빛깔의 장신구들이 반짝거린다. 이런 화려한 분위기는 시내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집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발코니에 다들 트리며 전구며 인형이며 어찌나 반짝반짝거리고 예쁜 것들로 꾸며놨는지, 혹시 나빼고 다들 약속이라도 했나?

연일 과제며 조모임에 발표에 쓰리콤보로 넋을 잃어가는 박군과 나는 '더 바빠지기 전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껴야겠다고 다짐하고 지인 부부와 함께 에슬링겐에 다녀왔다. 크리스마스 마켓 하면 에슬링엔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 많았었다. Esslingen am Neckar 에슬링겐 혹은 에슬링엔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사실 슈투트가르트 근교라고도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다. 슈투트가르트 시내가 1존, 우리집은 2존, 에슬링엔은 3존이다. (참고로 7존까지 있다.) 슈투트가르트 반홉에서 에슬링엔 역까지 S반타고 10분. 소름끼치게 가까운 거리다. 이만하면 옆집이라고 해도 될 듯.

여행하는 기분으로 S반에 올랐는데 10분도 되지 않아 벌써 도착. 에슬링엔은 분위기부터 달랐다. 독일 사람들이 관광오는 동네는 분위기가 달라도 다르구나.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몸을 맡기니 역에서 5분도 채 되지 않는 광장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있다. 아무렇게나 서서 따뜻한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 갓 구어낸 빵을 들고 서서 먹는 무리들, 온몸을 두툼한 겉옷과 모자와 목도리로 완전 무장한 사람들은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사람들과 먹을거리로 활기찬 거리가 추위마저 멀게 느껴지게 한다. 이런 분위기! 정말 흥겹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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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고 있는데 믿기 힘들겠지만 왼쪽에 서있는 사람들이 연극을 하고 있다. 심지어 마이크도 쓰지 않고. 목청 터져라 대사를 외치는데 다들 집중해서 듣고 있다. 앞에 분들은 대사 전달을 잘 받았는지 피식피식 웃기도 한다. 무대를 중심으로 둥그렇게 서 있는 사람들 바깥으로는 오며가며 흘깃 흘깃.

이 분도 1인 연극을 하고 있었다. 나는 알아듣고 같이 웃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ㅎㅎㅎ...

누가보면 독일 사람들 다 에슬링엔 놀러온줄..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인상적이었다. 

독일에 집한채도 없는 우리는 이런 집이라도 사다 놔야 한다며 하나 들어 보았지만 도로 내려놓고 말았다. 가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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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날씨가 추웠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후다다닥- 빠른 속도로 둘러본다고 걸었지만 1시간이 넘어가자 온몸이 오들오들 와들와들 떨리기 시작했다. 어딘가 따뜻한 곳이 필요해. 눈을 씻고 카페를 찾아봤지만 자리가 넉넉하지 않다. 추운 독일 겨울날씨에 따뜻한 카페 안의 자리 나기란 가뭄의 콩나고 겨울에 해뜨는 수준인가. 두 세번 카페 순방을 다니다가 극적으로 자리 획득!! 

당근모양 당근케이크 먹고 마음의 안정을...

남들 할거 다 하고 싶어하는 박군은 크리스마스 마켓까지 갔는데 남들처럼 서서 글뤼바인을 못 마시고 왔다고 아쉬워한다. 글뤼바인 마시는 컵도 사오고 싶어하는 눈치였는데. 올해는 이미 다녀왔으니 내년에 다시 한번.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에슬링엔 투어로 다-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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