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온지 벌써 9개월째! 5월의 일상

슈투트가르트의 5월 날씨는 오락가락하는 편이다. 한 2주는 줄곧 여름처럼 덥더니 지난주 부터는 계속 쌀쌀한 온도다. 한국과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한국에서 여름이 시작되면 줄곧 내내 여름 여름 여름!!!!!! 이라면 독일은 여름처럼 덥다가도 비만 오면 기온이 뚝 떨어져 가을처럼 쌀쌀해진다. 덕분에 기온 확인하는 건 아침마다 하는 일과 중 하나이다. 여름인줄 알고 나갔다가 초가을 날씨를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볕이 좋은 어느 5월의 하늘


B2.1가 끝났다

독일어 B2.1과정을 마쳤다. 어학원을 다닌지도 벌써 5개월째다. 과정이 올라갈 수록 내용은 좀더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알아야 할 단어도 많고 표현의 범위도 넓다. 학원에서 배운것 외에 집에서 혼자 익혀야 할 부분이 더 많아진 느낌. 요즘에는 독독사전을 끼고 살고 있다. 표현 익히기에는 독독사전만 한 게 없는 듯.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같이 수업 듣는 한국인 언니가 그려준 나!ㅋㅋ (금손 부럽다)

내가 다니는 Deutschkolleg의 B2.1는 B1의 연장선. 교재도 B1 Plus를 썼다. B1까지 배웠던 문법을 다시 복습하면서 말하기와 듣기를 더 연습했다. 나는 굉장히 수업에 만족한 편이다. 수업 중에 토론 시간이 많아서 말하기 연습을 전보다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슈투트가르트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닌다는 IFA는 가보지 않았지만 이만하면 Deutschkolleg이 수업의 질도 좋고 가격면에서도 아주 훌륭하다고 본다.


병원에 다녀왔다

5월 중순쯤 산부인과에 다시 다녀왔다. 이 즈음 다시 병원에 가야한다는 압박감이 너무 커서 굉장히 긴장을 했던 것 같다. 지난 2월에 마지막 진료를 받으면서 유산의 원인을 찾는 검사를 해보고 싶다고 했더니 5월에 예약을 잡아 준 것이다. 

동네 산부인과에서 간단한 기본 검사를 마치고 의사의 소견서를 받아 피검사 기관에 직접 찾아갔다. 나처럼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기관을 많이 찾는지 접수처 직원이 빠르게 대처를 해줬다. 피검사 결과는 일주일 내로 나온다고 했는데 그 결과가 산부인과로 가기 때문에 산부인과에 전화를 해서 다시 예약을 잡아야 한다. 어떻게 또 전화를 하지. 산부인과 접수처 간호사 정말 사나운데....*_* 

재희가 네덜란드에서부터 공수해온 튤립. 햇볕을 받아 활짝 폈다.

면접을 봤다+_+

어학원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싶어서 Indeed라는 한국의 알바몬(?)같은 사이트를 통해 몇 군데 지원을 해봤다. 세 네군데 지원을 했는데 한 군데는 안된다고 이메일로 바로 연락이 왔고 한 군데는 아직 연락이 없고 한 군데는 면접을 보러 오라고 연락을 받았다. 이때부터 콧구멍이 벌렁벌렁 심장이 벌렁벌렁! 독일 사람과 독일어로 면접을 본다니! +_+ 으악 심장이 나대고 있다.

내가 지원한 곳은 Subway. 잘 풀렸으면 좋으련만 결과적으로 잘 안 됐다.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한다고 해서 내가 안 되겠다고 말했다. 주말은 남편과 쉬고 교회 모임도 가고 싶은 걸... 주중에만 일을 할거면 Teilzeit가 아니라 Nebenjob으로 구해야겠다는 걸 깨달았다. 짧았지만 1:1로 인터뷰를 해본 건 꽤 좋은 경험인 듯! 뭐가 됐든 부딪혀 봤으니까. 다음주에는 또 다른 곳에 지원을 해 볼 것이다.


뭘 해먹고 살 것인가

여기서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건 지금 나에게 엄청나게 큰 화두이다. 밥 먹다가도 고민하고 산책 하다가도 (?) 갑자기 뭐 해먹고 살까 고민한다. 뭐든지, "기.승.전.뭐 해먹고 살까?"로 끝나는 듯. 남편은 열심히 석사과정 중이고 나는 어학을 하고 있고 이제 밑천도 다 들어나는 중이니 태평하게 놀고 먹고 있을 순 없는 것이다. 여기서 나도 공부를 해볼까 생각을 해봤지만 그건 너무 현실과 동 떨어진 생각이라 마음을 접었다. 한달 생활비는 들어가는 것이 뻔히 보이고 밑천은 한정되어 있으니 내가 할 일은 바로 돈을 버는 것!

나는 한국에서 음악치료사로 돈벌이를 했었는데 여기서 심리관련된 직종을 하려면 적어도 현지인과 맞먹는 정도의 어학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 외국인에게 왜 치료를 받으려 하겠어. 사실 그보다 근본적인건 내가 그 일을 하려는가, 하는 마음가짐이다. 솔직히 자신이 없다. 이놈의 방황은 몇년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끝날 기미를 안 보인다. 그렇다고 치료 일이 아닌 다른 일을 찾자니 경력도 전문성도 없다는. (....) 매우 현실적인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일주일간의 휴일을 맞이하는 자세

이렇게 많은 고민과 염려를 안고 먼 타국에서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중이다. 어.쨌.든. B2.1과정과 B2.2시작 전 일주일간 휴일을 맞이했다. 이렇게 길게 수업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 너무 너무 너무 x100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 (꺅) 유럽에 살고 있으면서도 재정의 압박으로 여행은 엄두도 못냈던 우리. 이번 일주일도 집에 있거나 공원 산책하면서 보내야겠다 싶었는데 통큰 천사 부부로부터 뜻밖의 용돈을 받아 외식도 좀 하고 하루 정도 튀빙겐도 다녀올 생각이다. 신난다. 감사 또 감사!!!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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