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21. 08:20 2016년 캄보디아
참고글 | 이치카와 사토미 '시간 사용법' https://brunch.co.kr/@hyejinchoi/48 수첩에 물음표만 가득한 날. 하는 일에 확신이 2%,아니 20% 부족한 그런 날. 우연히 브런치의 한 인터뷰를 접하게 됐다. 일본인 동화작가 이치카와 사토미를 인터뷰한 최혜진작가의 '시간 사용법'이라는 글이었다. 이치카와 사토미 작가는 스무살 때 일본을 떠나 지금까지 45년간 프랑스에서 살고 있다. 떠나기만을 기다렸다던 스무살, 모아온 돈도 다 떨어지고 가정부로 일하게 되는데 이런저런 일을 경험하면서 자신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림은 배워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무작정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그림 그리는데 쓴다. 그리던 것이 쌓이고 쌓여 이제는 동화작가라는 업으로 삼고 있다.신..
2016. 10. 20. 08:40 2016년 캄보디아
난 별일이 없으면 일찍 잠에 들어. 저녁밥을 해먹고 설거지 거리를 담궈두면 씻는 타이밍이 오거든. 시원하게 샤워하고 침대에 한번 누워봐. 그러면 그 고슬고슬한 기분이 참 좋은거야. 게다가 요즘은 바람도 선선해. 약간 서늘한 바람을 저항없이 맞으면, 피부로 느껴지는 보송보송한 느낌이 좋아서 한동안 그렇게 누워있어. 밤은 밤답게 맞이하는 것이 나는 좋아. 동남아의 뜨거운 햇살이 진 후 찾아오는 저녁은 햇살의 기운이 온데간데 없이 적막해. 변변찮은 빛조차 밝히지 못하는 지배적인 어두움이 좋아. 저녁은 저녁답게. 나는 불도 다 꺼놓고 가만히 밤을 즐겨. 핸드폰을 눌러 시계를 보면 일곱시 반밖에 되지 않았지. 아직 나의 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져. 배를 깔고 누워서 소설을 읽거나 영어로..
2016. 10. 19. 08:30 2016년 캄보디아
분명히 잘 안됐었다. 몇장 프린터를 하려고 하면 자꾸만 종이가 프린터 틈사이로 끼고 여러장이 한꺼번에 올라오는거다. 종이를 한장씩만 들어올려야 하는데 그 부품이 문제인것 같았다. 프린터에서 날 수 없는 굉음이 들리기 시작하면 그날 프린터는 제 일을 다 마감했다고 알려주는거나 다름없다. 영업 종료. 수차례 프린터 덮개를 열어보고 살펴보고 해도 문을 닫아버린 프린터는 다시 영업개시를 하지 않았다.오늘도 마찬가지. 종이가 끼고 말썽이 많길래 결국 프린터를 샀던 업체 아저씨를 불렀다. 오후쯤인가, 뾰족한 마법구두를 신은 아저씨가 사무실에 방문했다. 직원들은 말없이 자리를 뜬다. 나보고 아저씨랑 직접 얘기하라는 뜻이다."종이가 자꾸 껴요." 나의 짧은 영어 설명을 듣고 아저씨는 나보고 프린트를 해보라고 했다. 몇..
2016. 10. 18. 08:30 2016년 캄보디아
"움즈기는 홍이네." 저희 부부가 운영하는 블로그의 이름입니다. 영어로 하면 Moving Home. 어느 일정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움직이는 집의 모습을 표현해본 것입니다. 저희는 당분간은 이렇게 살려고 하거든요.결혼하고 처음 1년은 한국이었습니다. 저도 다른 가정과 다를것 없이 빨리 아이를 갖고 싶었고 정착해서 뿌리를 내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매월마다 출장나가는 박군을 지켜보면서 처음으로 '같이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이 이런일을 하고 있는데 내가 이 곳에 뿌리를 내렸다간 남편만 들락날락하게 되겠구나. 안되겠다. 같이 움직이고 싶다'고 말이죠. 집없이 움직이며 사는 것이 1-2년에 끝날 것 같지 않았습니다. 나가서 살기로 결심한 이상 길어질 것 같았어요. 저희 두사람의 신념으..
2016. 10. 17. 08:30 좋아서 읽는 책
몇달전 리디북스에서 열린책들 세계문학을 질렀습니다. 예전부터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살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리디페이퍼 이북과 엮어서 괜찮은 가격에 내놓았길래 덥썩 사고 말았어요. 한국 돌아가기 전까지 세계문학전집에 빠져 살 생각하니 마치 냉장고에 먹을 것을 잔뜩 쌓아둔 것만 같은 넉넉한 기쁨이 듭니다. 책을 읽을 때마다 한권씩 포스팅 할 생각이에요. 180권 모두 읽게 된다면 참 뿌듯하겠네요. 가장 먼저 읽기 시작한 책은 오늘 포스팅하는 오스카 와일드의 입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빅토리아 시대 말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했던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옥스퍼드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했다고 하는데 그때 별난 사람이었나봐요. 남자들은 모조리 검은색이나 회색 옷만 입고 다니던 시절에 오스카 와일드는 화려한 색깔의 ..
2016. 10. 16. 17:20 2016년 캄보디아
드디어 자전거 타이어를 교체했다.중장거리를 타기 위해서 MTB용 27.5"x2.2 타이어에서 하이브리드용 27.5"x1.65 타이어로 교체한 것이다. 내 자전거 모델은 GIANT Talon 4 (27.5")이다.구입 당시 사진딱 보기에도 튼튼하고 무거워 보이는 MTB이다. 자전거 출퇴근을 위해 샀지만 내가 무슨 생각으로 하루에 66km를 탈 자전거로 MTB를 선택했는지 잘 모르겠다. 저 자전거를 선택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비슷한 가격대이거나 조금 비싼 자전거 중에서 유일하게 저 자전거만 프레임이 Entry Level 이었다. 즉 다른 자전거는 모두 Basic 프레임이었다. 자전거 프레임은 여러 단계로 나누어 지는데 가장 낮은 단계가 Basic이고 그 다음이 Entry Level이다. 자전거를 한참 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