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 24. 21:31 2017년 한국
보길도에 들어가기 전에 완도 시댁에서 하루 집을 지킨 우리. 어머님께서 교회 수련회 일정으로 집을 비우셔서 완도집은 우리가 지킨다. (심각) 1. 어머님께 받은 하루 미션: 고양이랑 개 밥주기 완도집에는 새끼고양이 두마리가 살고 있고 집 위쪽에 있는 비닐하우스에는 어미고양이와 새끼고양이가 집짓고 살고 있다. 집 앞마당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새끼 형제고양이는 한달 전에 어미를 교통사고로 잃고 둘이서만 의지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좀 친해져볼까 하고 빼꼼 쳐다보면 "저 사람은 어디서 온 사람인고"하고 5초정도 빤히 쳐다봐준다. "밥 때가 되었으니 밥을 어서 달라 인간!" 두 형제가 원샷에 잡히는 적은 흔하지 않는데 고개를 빼꼼 내미는 순간 찰칵 사진을 찍었다. 정말 배가 고팠나보다. 2. 나무에 물..
2017. 7. 23. 00:42 2017년 한국
어차피 일찍 잠 자기는 글렀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컴퓨터를 켰다. 나는 커피를 거의 올해 초부터 마시기 시작했는데 (이제 5개월차 햇병아리) 오늘은 왠일인지 친구들을 만나느라 세 잔이나 마셨다. 마지막 잔까지 원샷했더니 집에 오는 길에는 식은땀까지 난다. 배는 우글우글거리고 웩웩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딱 카페인 중독증상이다. 초보자가 너무 달렸다. 커피 세 잔이라니. 보통 한 잔에도 잠이 안 올 때가 많은데 세 잔을 드링킹했으니 오늘은 새벽 한시나 두시까지 뒤척일 것 같다. 잠도 안오는데 애써 잘 필요는 없지. 늦잠 예약하고 글 업데이트나 해볼까 하고 노트북을 켰다.자. 뭐부터 써볼까. 알만한 사람은 알다시피 내 글은 정보성 글이 아니다. 딱 일기 수준이다. 나도 다른 블로거들처럼 어디엔 뭐가 어쩌네, ..
2017. 7. 18. 23:44 2017년 한국
역시 한번에 두 가지 일을 하면 하나는 잊어버린다. 오늘은 비자 신청 하는 날이자 남편 생일이기도 한데, 비자 신청이 조금 더 급했나보다. 아침에 눈을 떠 부랴부랴 준비해서 집을 나가, 여느때와 다름없이 평범하게 5호선과 4호선 지하철을 타고 주한독일대사관에 도착해 출입비표를 받고, 안내데스크 앞에서 한숨 돌리며 20분을 기다릴 때도 나는 오늘이 무슨 특별한 날인지 몰랐다. 미리 온 순서대로 대사관 영사과에 총총총 들어가 일열로 앉아 내 차례를 기다릴 때도 몰랐다. 가장 급하고 중요한 비자 일이 끝나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돌아왔을 때에야 그제서야 오늘이 남편 생일이라는 사실이 머리 속에 나타난 거다. 그냥 꾹 참았다가 미리 다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 했다는 듯 나중에 생일 축하를 하면 좋았을 것을, 나..
2017. 7. 17. 23:50 2017년 한국
아주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그동안 공책에 끼적인 글을 올리지를 못했는데, 아마 급격한 감정 변화를 어느선까지 오픈해야할지 선을 정하는게 어려웠던 것 같다. 이 블로그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인데도 감정을 어느정도까지 보여줘야 할지, 솔직한 말로 어느 선까지 망가진 모습을 보여줘야할지 선을 정해놓지 않았다. 그래서 가장 낮은 지점까지 감정이 내려갔거나 높낮이의 곡선이 평소보다 심할때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아예 노출을 하지 않아버리는 쪽을 선택하는 것 같다. 그게 조금 진정이 되면 슬슬 표현해볼까 하는 욕구가 올라오는 거다.6월 중순부터 말까지 조금 엉망이었다. 서울살이 찬스가 끝에 달하고 있던 때이기도 하고 남편의 앞으로의 방향도 정해지지 않아서 불안정의 끝을 경험했다고나 할까. 거기에다 학교 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