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30. 03:40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오늘은 기념적인 날이다. 약간의 흥분과 떨림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11월은 여러모로 생각을 많이 했던 달이었다. 독일에서 석사유학을 시작한 남편과 함께 이곳에 왔지만, 만 30세가 넘는 남편의 나이 때문에 공보험 가입이 되지 않아 아직도 보험은 미완결 상태였다. 계속되는 거절에 지칠대로 지쳐, 차라리 내가 학생이 되어버리자고 결정하기까지 이 11월 한달간 내적으로 많은 고민의 시간을 거쳤다. 발도르프 교육이 뭔지도 몰랐다가 흘리듯 건낸 한 지인의 권유('혜진씨 발도르프 배워보면 좋을 것 같아요!')가 이 여정의 시작이 되었다. 슈투트가르트에서는 내가 배울만한, 나의 과거 경험과 연결 될 만한 과정이 하나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가, 우연히 알게된 이 발도르프는 내게 설득력이 있었다. 발도르프 교육은 ..
2017. 11. 26. 02:48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제목에서 밝혔듯이 나의 11월은 정말 단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어제와 다를 것 없이 평범한 오늘을 살고 있는데, 날씨까지 흐리멍텅하니 날짜 지나가는게 더 구분이 안된다. 어제는 흐리면 오늘은 맑아야 어제 오늘 다른게 구분이 되는데,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햇볕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솜먹은 물마냥 무거운 구름이 하늘 전체를 덮고 있으니. 11월은 3주가 넘게 흐릿한 날씨만 가득하다.그러다 최근에 햇볕이 조금 드는 날이 있었다. 지난 수요일에는 해가 아침에 뜨는 순간부터 질때까지 하루 종일 가득히 햇볕이 비췄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 아침일찍 눈을 뜨자마자 문이란 문은 다 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발코니 문도 열어놓고 화장실 창문도 열어놓고 부엌창문 안방창문 활짝활짝 햇볕이 집안 곳곳으로 들어오도록. 햇..
2017. 11. 17. 04:27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독일의 혹독한 겨울나기 대비를 위해 한국에서부터 해외배송 받은 따수미 난방텐트. 항공으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주가 넘도록 오래 걸린 그 지독했던 마음고생이 오늘로 끝이 났다.세관에 걸려있다던 우리 텐트는 슈투트가르트 도착한지 일주일이 넘도록 감감 무소식이었다. DHL express 에 전화해서 여러차례 문의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편지를 기다리라'는 것. 기다리라니까 기다리는 수 밖엔 없다. (....) 그렇게 목이 빠지게 우편함만 열고닫고를 반복하던 차 드디어 어제 쫄암트(세관)에서 온 우편물을 받을 수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남편과 함께 달려간 곳. 슈투트가르트 세관 Zollamt 이다.짜증나는 Zollamt .....다행히 집과 멀지 않았다. 우반타고 10분정도 떨어진 곳. 돌돌돌돌 돌돌이..
2017. 11. 15. 16:48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잠을 엄청 자고 개운하게 일어났다. 일어나는 건 늘 개운한 편이다. 다만 공기가 엄청나게 차가워서 이불 밖에 나가기가 싫다. 언제까지고 이불 안에만 있고 싶어진다. 추운 집의 단점이다.요즘 급격하게 추워졌다. 지난주 내내 먹구름이 껴있더니 오늘부터는 갑자기 영하로 떨어졌다. 밖에 나갈때 그냥 패딩만 입어선 따뜻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겹겹이 뭔가를 더 껴입어야 한다. 혹한의 추위가 기다리고 있으니. 있는대로 껴입어야 한다. (난방텐트 배송은 아직도 감감 무소식.. 1일에 주문했으니 2주가 넘도록 못 받고 있다.)* * *공보험 가입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러 경로를 생각하고 있다. 벌써 3개월째 제자리 걸음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공보험 회사에 문을 두드려보고 안된다고 하면 또 다른..
2017. 11. 9. 05:02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독일생활 3개월차. 마냥 좋은 것만 보이는 로맨스 기간은 끝나버린 듯하다. 분터지게 답답하고 꼭지돌게 황당한 독일의 시스템이 바로 문앞에서 노크를 하고 있으니. 똑똑똑. 안녕? 그동안 발 뻗고 편안하게 잘 잤니? 이제 네가 고구마 먹을 타이밍이 돌아왔어. 기대해.ㅎㅎㅎㅎ문제의 시작, 난방텐트 주문 우리집은 추워도 너무 춥다. 집도 지은지 오래되어 난방 시스템이 구식이다. 보통 독일 가정에는 각 방 벽에 하얀색 라디에이터가 붙어있기 마련인데 우리집은 가스난로가 딱 한 개 있다. 그것도 켜면 따뜻한 공기는 모두 거실로 가고 안방에는 온기가 전해지지 않는 구조다. 무시무시한 독일의 겨울은 가까워져오고 있고 이제 작은 방에 임시로 머무는 학생까지 들어왔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입소문으로 듣게 된 "따수미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