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21. 18:16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1월은 남편에게 있어서 고난의 행군이자 암흑과 같은 날들이 연이어 일어나는 달이다. 유학 후 첫학기 마무리를 맞이하여 시험과 발표가 줄지어 몰려있는 까닭이다. 수업을 듣는 과목마다 발표며 시험이며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도 많기에 요즘 남편은 날마다 괴로워하고 있다. 누워있는게 가장 좋은데.... 일어나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다 ㅠㅠ (남편의 동의를 얻고 사진 올림!)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짠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되지 않는 영어로 뭐든 해보려고 발악하는 모습은 연민을 절로 불러일으키고,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모습은 때론 정말 코미디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이건 나 혼자 보기 아까울 지경. 사람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성을 잃어버린다던데 날마다 정신줄을 붙잡고 고분군투하는 모습이란..나는 소파에..
2018. 1. 14. 03:09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어학원에 돈을 쓰는게 망설여졌던 나는 학교 입학이 좌절되고 나서 과감하게 어학원 등록을 결단했다. 어차피 학교 등록금보다 훨씬 저렴하기도 하고 독일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편이 이곳 생활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어학원을 다니기로 결심하고 나서 슈투트가르트에서 제법 규모있는 어학원 두군데에 연락을 취했다. IFA라는 사설학원과 슈투트가르트 대학교 부설 어학원으로 알려져있는 도이치콜렉(Deutschkolleg). 일단 두군데 모두 컨택은 했는데 내가 결정해야 할 부분은 '어느 레벨로 들어갈 것인가'였다. 이런 고민 하는게 부끄럽다... 난 너무 나를 믿어버렸어 나는 지난 9월달에 3주간 남편의 학교인 호헨하임 대학교(Hohenheim Universität) 부설 어학원에서 A1.1를..
2018. 1. 10. 08:30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매일 글쓰기 결산 2017년 1월이 밝았을 때 내가 한해동안 결심 했던 것은 딱 3가지였다. 첫째가 매일 글쓰기, 둘째가 책읽기 그리고 셋째가 언어공부. 목표는 단순할 수록 더욱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 가지만 정했었다. 그렇게 2017년 한 해를 꽉 채워 살았고 2018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하는 만큼 작년을 반성하고 앞으로를 점검하기 위해 첫 번째 목표 였던 "매일 글쓰기"를 결산해보고자 한다. 2017년 한해동안 매일의 손떼가 묻은 3권의 노트. 첫번째 노트. 거의2017년 1~3월의 기록이 매일같이 담겨 있다.캄보디아 서점에서 산 노트인데 필기감이 좋지 않아 매일매일 불편했다.그래서 선택한 두번째 노트. 몰스킨! 원래도 몰스킨 덕후. 다시..
2018. 1. 10. 03:15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저렴한 루체른 레스토랑 마노라 MANORA 스위스 여행하는 사람 치고 잔혹한 스위스 물가에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터라켄에 여행 갔을 때 우리는 경비를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4박 5일 일정 중 단 한끼만 외식을 하기로 정했었는데 나머지 끼니는 어떻게 해결 했는가 하면 모두 근처 슈퍼에서 재료를 사서 해 먹었다. 슈퍼에서 사는 식재료 값도 만만치 않았는데 4인이 두 끼니 먹을 걸 샀다가 80프랑이 나오는 걸 보고 기절할 뻔 했다. 독일에서는 절대 이렇게 비싸지 않은데. (ㅠㅠ) 아무튼. 우리의 한번뿐인 외식찬스는 루체른 여행에서 하기로 했고 우리는 루체른을 싸돌아다니다가 비교적 저렴한 식당 한군데를 찾게 되었으니 바로 이곳이다.루체른 역 인포센터에서 가져올 수 있는 '공식 루체른 가이드북'책자를 ..
2018. 1. 3. 20:29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설탕가루 입혀진 인터라켄 마을 온 세상이 눈 세계다. 간밤에 내린 눈이 인터라켄의 작은 마을과 마을을 둘러싼 산맥에 가득히 쌓였다. 따뜻한 숙소와 창문 밖으로 보이는 눈쌓인 마을.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경관이 있을까. 아주 연약한 나뭇가지 위에도 위태롭게 눈이 쌓여있다. 어제 썰매를 과하게 타서 그런지 일어나는게 심히 찌푸둥하긴 했지만 그것마저 개운한 아침, 신기한 아침이다. 오늘은 어제 가보지 못했던 다른 산들을 가보기 위해 느즈막한 오전에 나왔다. 눈이 소복히 쌓인 거리를 사각사각 밟아가며 역으로 나가는 길. 간밤에 쌓인 눈이 너무도 비현실적이라 손을 뻗어 주먹크기로 주물 거려봤다. 소복한 눈이 금방 뭉쳐져 단단해진다. 금새 꼬맹이로 돌아간 느낌이다.푸르른 소나무에 눈이 설탕가루처럼 앙증맞게 덮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