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삶, 강제적 다운사이징

어떻게 일주일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랬는데 주말이 와서 참 다행이다. 요즘 나는 예민했고 쉽게 짜증을 내고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었다. 버럭버럭 화도 났고 작은 일에도 피곤함을 느꼈다. 원인이야 어찌됐든 지금 나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거 그게 문제다.

감정에서 나와보려고 애를 썼다. 나는 우울감, 피로, 예민, 짜증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한번 빠지면 나오는게 쉽지 않다. 밥맛도 떨어지는데 밥을 안먹으니 에너지도 안 생긴다. 악순환이다. 집에 오면 자꾸 잠만 잔다. 8시부터 불꺼놓고 자기도 하고, 내가 의욕이 없으니 밥차리는 것도 귀찮기만 하다. 집안 살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만 같아 남편에게 미안해진다.

비온 뒤 맑게 개인 캄보디아의 어느 시골.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다. 다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기운을 차려보려고 하고 있다. 먼저 아무 생각하지 않기. 이렇게 되면 어떡하지?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은 접어두기로 했다. 지나치게 깊게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안된다. 생각의 순환고리를 끊었다. 사고를 정리했다.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두번째로 SNS를 지워버렸다. 페이스북 어플은 삭제한지 오래됐고, 인스타그램은 한국 오기전에 없애버렸다. 카카오톡도 지워버릴까 지금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모두를 쉽게 연결해주는 SNS의 장점은 피할 수 없는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 삶이 피곤해졌다. 정말 소중한 사람들과는 이메일이나 전화 등 다른 매체로도 충분히 연락할 수 있다. 며칠만 더 고민해보고 카카오톡을 삭제할까 싶다.

블로그만 남았다. 글은 꾸준히 올리고 싶다. 뭔가를 써야 생각도 정리되는 것 같다. 이 공간은 세상에 나의 의견을 던지는 최소한의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다. 그래서 이건 정리 안할거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삶의 규모를 줄여나가는 일이 되었다. 정리하는 일.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는 일과 관계를 추려나가는 일. 지금 이 순간을 버텨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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