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30분 글쓰기:: 11월 18일 - SNS없는 대안적인 삶

   휴일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렸고 이제 출근을 해야한다. 오늘까지 쉬게 해주면 좋으련만 그건 내 입장이고. 이제부터 2주간 또 달리겠다. 혼자서 놓치면 안될 일들이 많아 겁먹지 말자고,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스스로에게 얘기한다. 심지어 여유롭게 할거라고 스스로에게 다독인다. 일이 많다고 문제가 되진 않을거다.

   아침에 글을 쓰면서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횟수라고 해야할까 그런 것들이 늘어났다. 내가 걱정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괜찮을거라 얘기하고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한다. 내가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하루 중 오롯이 나하고만 대화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은 은밀한 기쁨이다. 이런 아침시간이 좋아서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꽤 기분좋다.

*

   핸드폰이 나에게 무슨 기능을 해주는 걸까 고민해보고 있는 중이다. 집밖에 나서면 잘 만지지도 보지도 않는 나의 휴대전화. 나의 편리라기 보다 타인의 편의를 위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이 카카오톡이라는 덫은 어느샌가 떼어서 생각하기 어려워졌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같은 SNS는 어플을 삭제하고 안할수야 있지만 카카오톡을 지운다는 건? 조금 상상하기가 어렵다. 

   물론 SNS는 사람들과 사람들을 쉽고 간편하게 이어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삶에 불쑥불쑥 개입하기 때문에 개인의 시간이 쉽게 망쳐지기도 한다. 캄보디아로 오면서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줄긴 했지만 여기서도 예외는 아니다. 업무시간 외 지시사항이나 기타 다른 연락은 카카오톡을 통해서 쉽게 한다. 카카오톡 메세지가 보내는게 쉬워진 만큼 사생활 개입도 그만큼 쉬워졌다는거다.

   연결되지 않으면서도 살 수 있을까? 나는 지금 대안을 찾고 있다. 해외에 나와 있으니 부모님과는 연락을 주고 받아야 할테고. 정말 연락이 기다려지고 소식이 궁금한 소수의 지인들을 제외하고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촘촘한 그물망처럼 연결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왜 이제와서 혼자 유난을 떠냐고? 글쎄. 여기에서 겪은 일련의 사건들로 나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인간관계에 회의가 느껴졌고, 주변관계를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20대 초반에는 넘쳐나는 관계의 홍수에 사리분별을 못했고 중반에는 정리되지 않은 관계 때문에 괴로웠다면 이제는 소중한 관계만 남기고 싶은 의지가 생겼다고나 할까.

   아무튼 좀더 고민을 해봐야 할 문제다.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