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10. 00:35 2016년 캄보디아
갑자기 없던 상처가 생겼다. 안경이 닿는 콧등에 화상자국이 생긴 것이다. 내 안경은 가벼운 철 소재로 되어 있다. 얼굴과 닿아 있는 부분이 딱 한군데 있는데 바로 콧등이다. 단기팀이 와서 야외활동을 많이했던 날 유난히 햇볕이 뜨겁다더니 안경을 뜨겁게 달궜나보다. 안경 자국대로 빨갛게 익었다. 괜찮아지겠거니 관리 안하고 3주가 흘렀는데 아직 그대로인 것 같아 조금 속상하다. 아무래도 약 같은걸 발라야 할까보다. 안경다리가 걸쳐있는 양쪽 귓등도 말이 아니다. 짓물에 피부가 약해진지 오래다. 아. 뜨거운 햇볕때문에 안경이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솔직히 예쁘고 가벼운 것만 보고 샀는데 이런 뜨거운 태양에는 젬병인지 이제 알았다. 겪어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자기가 직접 경험해봐야 비로소 알게..
2016. 8. 7. 23:55 2016년 캄보디아
1. 모든 수분을 태워버릴 듯 강렬한 태양 덕분에 언제고 빨래가 잘 마른다. 2. 매일매일 기본 7시간 이상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다. 3. 수박이 정말 싸고 단맛이 잘 들었다. 맛있다. 한통에 천원정도 하는데 이틀정도 먹는 것 같다. 4. 하늘이 깨끗하고 예쁘다. 저녁 6시쯤 되면 창문 너머로 보이는 석양빛도 예술. 코코넛 나무가 그늘져 보이면서 왠만한 동남아 호텔뷰가 나온다. 5. 침대에 누우면 파란 하늘이 보인다. 저녁엔 침실 큰 창문 두개로 맞바람이 불어 시원하다. 이불을 덮을 때 느낌이 고슬고슬하고 좋다. 나보다 요리를 잘하는 박군이 후라이팬을 잡을때가 많지만.. 6. 박군과 매일 저녁식사를 차려 먹어서 좋다. 양질의 시간을 함께 많이 보낼 수 있어서 좋다. 아, 물론 옥수수도 많이 먹는다.
2016. 8. 3. 23:50 2016년 캄보디아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생사는 자전거 체인 위에서 명멸한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현재의 몸이다.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처럼 외롭고 새롭다.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 그러..
2016. 8. 3. 22:30 2016년 캄보디아
한달째 아날로그 방식으로 출퇴근 중. 매일 자전거를 탄건 아니고 7월 첫번째주부터 지금까지 꼭 11일 탔다. 주 3일은 꼭 타려고 했었는데 체력이 아직 뒷받침해주질 않아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30분동안 내리 바퀴를 굴리고나면 허벅지가 땡땡하니 꼭 팽창해서 터질 것 같다. 그럴때면 내 다리가 정말 천연 엔진인 것만 같다. 온몸으로 바퀴를 굴려야만 앞으로 나아가는 이 아날로그적인 느낌 참 좋다.집에서 사무실까지 꼭 7km이다. 편도만 30km가 넘는 박군에 비하면 동네 마실 다녀오는 정도이지만 이정도도 내게는 과분하다. 차와 오토바이가 다니는 도로를 같이 달리는 것이기 때문에 온 신경에 불을 켜야한다. 항상 조심, 또 조심. 앞과 오른쪽, 왼쪽, 심지어 뒤쪽까지 육감을 곤두세워 살피고 있다. 다행스럽게 출..
2016. 8. 2. 22:26 2016년 캄보디아
1.거금을 들여 새 기타를 사들고 캄보디아로 왔는데 그동안 아끼고 다뤄주지 못해 넥이 많이 휘었다. 연중 덥고 습한 기후 때문인지 지나치게 건조해서인지 원인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주기적으로 쳐주지 않았다는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5개월이 쏜살같이 지나가버리는 동안 기타가 가방 밖으로 나온 것이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까. 이제서야 기타를 칠 정신이 들어 밖으로 꺼냈다는게 참 나조차도 황당하다.기타를 꺼내 들고 찬찬히 살펴봤다. 뒷배가 볼록 나와있고 줄은 많이 뜬 상태다. 연주를 해보니 카랑카랑하고 쨍쨍한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서로에게 조금도 길들여지지 않았다. 무려 6개월이 지났는데도 함께한 시간이 지나치게 적어 어색하기 짝이없는 관계다. 휘어버린 넥이야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하고 길들이기 작업은..
2016. 8. 2. 09:51 좋아서 읽는 책
미국이 미국이기 이전의 시절부터 그 땅에서 살았던 인디언 체로키족. 에는 그들의 생활방식과 삶의 철학이 잘 녹아들어 있다. 책은 주인공 '작은 나무'가 체로키족 조부모와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관찰하고 겪은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필요한 것 이상으로 욕심내지 않으며, 자연이 봄을 잉태하기 위해 인내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산속 아침의 탄생을 지켜보는 삶.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은 참 아름다웠다.1. 마음의 근육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마음을 잘 가꾸는 일은 근육을 키우는 일과 비슷하다고 한다. 처음에야 쓰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