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8. 05:08 2017-2021년 독일/육아 이야기
새벽부터 천둥번개가 친다. 하늘이 번쩍번쩍 빛나고 요란한 광음과 함께 빗물이 창문을 내리쳤다. 나는 새벽 3시부터 두 시간째 하니를 달래고 있는 중이었다. 원래 젖을 먹이면 곧바로 잠드는 아이인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쉬이 울음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한 시간을 넘게 아이를 달랬다가 안았다가 다시 젖을 물리다 하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 분유를 줘야하나."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소리에, 그동안 하니의 칭얼거림에도 꿋꿋하게 단잠을 자고 있던 남편이 단번에 벌떡 일어났다. 아이가 우는 소리보다 내 한숨소리에 더 민감한 남편이다. 남편이 분유를 타오는 사이 나는 다시 하니를 달랬다. 어제 구연산 분유를 마신 일 때문일까. 산이 이 아기 뱃속에서 어떤 작용을 하고 있는 걸까. 배앓이가 있는 걸까. 남편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