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3. 08:45 2016년 캄보디아
토요일, 황금 주말의 시작인데 일찍 일어났다. 그룹홈 아이들을 인솔해서 계곡에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7시에 센터에서 출발하려면 집에서 6시 20분에는 나서야 한다. 가는 길만 2시간이 넘는 꽤 먼길이다. 물축제 기간이 시작되어 길이 막힐까봐 걱정이 된다. 캄보디아에서 한번 길이 막히기 시작하면 별 특별한 날이 아니여도 시내권을 빠져나오는데만 4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원래는 40-50분이면 족히 끝날 거리이다. 그런 꽉막힌 거리를 추적해 올라가보면 별거 아닌 원인이 자리해있다. 무리하게 껴들기를 해서 차선이 꼬여있다던지 유턴을 하려는 차와 진로를 방해하는 수많은 오토바이가 어지럽게 도로를 꽉 채우기도 한다. 그렇게되면 속절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누군가 나서서 교통정리를 시작해야 실마리가 풀려간다. ..
2016. 11. 10. 10:10 2016년 캄보디아
호보니치 다이어리가 일주일만에 도착했다. 일본에서 캄보디아까지 꽤 멀텐데 나쁘지 않은 배송기간이다. 사이즈도 두께도 색상도 모두 마음에 든다. 2017년부터 쓰는거라 지금 당장 쓸 공간은 없지만 아쉬운 마음에 계속 만지작거렸다. 일단 공휴일부터 표시했다. 그리고는 가족들과 지인들의 생일 표시. 2017년 달력을 보고 있자니 내년이, 스물아홉의 삶이 현실로 느껴진다. 호보니치는 커버가 다양하다. 가장 저렴한 나일론 제질(?)에서부터 고급 가죽 제질까지 가격대도 천차만별. 잘못하다간 속지 가격의 세배가 넘어서기도 한다. 나도 중간 가격대와 가장 저렴한 가격대 중 고민하다가 저렴한 걸로 골랐는데 나름 색상도 화사하고 제질도 좋고 잘 고른 것 같다. 가죽이며 천 커버는 심하게 비싸다. 일주일 동안 소포가 언제오..
2016. 11. 9. 08:30 2016년 캄보디아
이렇게 아침에 글쓰기 연습을 하는 것도 벌써 한 10일째가 넘어가니까 쓸 말이 없어진다. 오늘은 뭐에 대해서 써야 할지. 이렇게 매일같이 글을 쓰면 글쓰는것도 좀 좋아지려나? 이건 도리가 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한달을 채우고 두 달을 채우고 여섯달 혹은 1년, 꾸준함이 진가를 발휘하게 될까. 글을 쓸 때 아무런 할 말이 생각나지 않더라도 이 글쓰기는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 손가락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처음 단락을 쓰고 두번째 단락에 오기까지 정지 상태로 있었다. 뭐라고 이어가야 하나 하고.* 감기에 걸렸는지 콧물과 기침이 나온다. 1년에 한번 걸릴까 말까했던 감기인데 여기와선 왜 한달에 한번꼴로 골골댈까. 지난달 감기는 열도 나서 38도, 39도까지 올라갔었다. 이번엔 ..
2016. 11. 8. 11:54 2016년 캄보디아
몰스킨 한정판 2017 플래너가 왔다. 위클리라 생각보다 두께가 얇았다. 원래는 내것이었어야 할 노트를 남편에게 양도했다. 남편도 마침 플래너가 필요했던터라 잘 쓸 것 같다. 나는 원래 이런게 생기면 이름도 적고 정보같은것도 적고 가족들 생일도 적고 공휴일도 적고 난리가 나는데. 남편은 내년에 뜯어야 하는거 아니냐는 말을 하더니 아주 조심스럽게 비닐을 뜯어 몇 장만 구경하고는 도로 비닐 속에 넣어버린다. 본격적으로는 내년에 쓸 예정이란다. 참 다르다는게 신기하다.남편에게 넘긴 몰스킨 2017 한정판 내 것으로는 곧 호보니치 테쵸 A6사이즈 플래너가 올 예정이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커버는 파인애플 노랑색으로 했는데 암만 생각해도 잘 고른 것 같다. 매해 새로운 커버로 호보니치를 꾸미는 사람들도..
2016. 11. 7. 08:30 2016년 캄보디아
밖에 비가 온다. 내 느낌에 몇시간 째 오고 있다. 어제 하루종일 구름이 껴있더니 드디어 새벽에 빗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제 쏟아져도 이상할 것 없을 정도로 구름이 많았고 바람이 불어댔는데 이제야 쏟아진다. 비도 쌓여야 쏟아지나보다. 구름 속의 습기가 가득가득 차올라서 잔뜩 무거워질 때 비가되어 쏟아지나보다. 사람의 감정도 마찬가지겠지. 어떤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해를 가리다가 더 차올라서 고형의 물질로 바뀌어 표출되는 게 아닐까. 이를테면 눈물이랄지, 분노랄지. 어제는 프놈펜 일일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프놈펜 시내를 벗어나 동북쪽으로 쭉 가다가 일본다리를 건너서 한참 올라다가보면 작지않은 섬과 연결해주는 배가 있다. 그 배를 타고 "꼬닥섬"이라는 곳에 도착해서 섬 한바퀴를 돌고 집에 오는..
2016. 11. 3. 12:16 2016년 캄보디아
저 멀리에서 닭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닭은 새벽인줄 어떻게 알고 우는 걸까. 시간이 되면 어떤 본능이 꿈틀대는 걸까. 아니면 개들처럼 누구 하나가 울기 시작하면 따라서 우는걸까? 제법 비슷한 시각에 이 동네 사람들을 전부 깨워주는 닭우는 소리를 들으면 참 신기하다. 6시밖에 안됐는데 벌써 주변이 환하다. 우리 침실 머리 위로 큰 창이 나있는데 바로 환한 하늘이 보인다. 가끔씩 새들이 앉아있다 가기도 하는데, 지금 내 두 귀에 참새같은 것들이 시끄럽게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삐약대는 것 같기도 하고 높은 음이라 뭔가 즐겁게 들린다. 얘네들 저녁엔 어디에 가있다가 아침에 모였을까? 잠은 어디에서 자나. 간밤에 비도 많이 왔는데. 아닌게 아니라 4시간 넘게 비가 왔다. 그 때문에 정전도 몇번이나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