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13. 22:52 2017년 한국
허무하고 안타까운 영화. 를 보면서 유독 한숨이 많이 나왔던 것은 주인공 다니엘이 사회가 마음대로 정해놓은 기준에 맞추려고 애쓰는 모습이 실감나리만큼 공감됐기 때문이다. 심장병으로 일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된 다니엘은 의사의 권고로 질병수당을 신청한다. 하지만 질병 수당을 받는 점수에 조금 못미치는 결과가 나오자 구직 활동을 하라는 통보를 받는다. 당장 수입도 없고 수당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 처하자 다니엘은 실업수당을 신청하는데 이것도 만만치가 않다. 종이에 글쓰기로 표현하는 것이 전부인 할아버지 다니엘에게 인터넷으로 실업수당을 신청하라고 하지를 않나, 도움을 주기는 커녕 자꾸만 기다리라 규칙을 지켜라 따르라고만 다그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게 점점 넌덜머리가 날 즈음에 다니엘의 이웃 케이트는 급기야 ..
2016. 5. 29. 20:39 좋아서 남긴 것들
아끼고 아껴뒀던 영화 WILD를 보면서 시종일관 내 시선이 꼳혔던 것은 주인공 셰릴의 다리였다. 처참하게 무너진 삶, 엄마와 가족, 남편을 모두 잃고 삶의 끝에서 배낭하나 짊어진 그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이하 PCT)로 혼자 떠난다. 멕시코 국경부터 캐나다 국경에 이르는 4,285km. 그 절대 고독의 여정동안 온갖 고통과 외로움을 오롯이 감내한 다리, 끝내는 종주한 셰릴의 다리는 그의 삶의 의지요 처절하고 끈질긴 생명이었다. 영화의 초반부. 짐을 모두 싸고 주인공이 배낭을 드는 장면이 나온다. 자기 몸뚱아리만 한 비대한 배낭에 눌려 일어나지를 못하다가 무릎을 꿇고, 탁자를 짚고 일어선 다리. 위태롭지만 종주는 그렇게 연약한 무릎을 잡으며 시작된다. 인적이 없는 황량한 사막과 산을 오르고 내리기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