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7. 13:30 좋아서 읽는 책
인천출발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11시간 비행의 지루함을 달래줄 책을 찾아 헤매다가 리디북스에서 평을 듣고 선택했던 책. 뭐 그렇게 대단히 재밌겠냐 싶었지만 정말 단숨에 읽어버렸다. 의 세계는 굉장히 정밀하고 복잡하기도 하고 등장인물들도 워낙에 많아서 이걸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중간쯤 가니까 대충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만큼 작가가 쉽게 재밌게 잘 풀어쓰기도 했다.제목에서도 보이듯이 세번의 삶에도 오직 한 사람만 사랑한다는 이야기이다. 주로는 9만살의 상신 백천과 4만살이나 연하인 야화의 사랑이야기. 이것도 연상연하 커플인 것인가. 대단히 미인이지만 나이가 많은(?) 백천과 천상천하 제일 잘생기고 잘난 야화의 사랑 이야기. 두번째 세번째 삶에서 두 사람이 마법같이 다시 사랑에 빠지는 건..
2016. 12. 7. 18:24 좋아서 읽는 책
장미의 이름은 세계적인 기호학자 움베르트 에코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평생 꼭 한번은 읽어봐야 한다고 추천한 책이기도 하다. 나 또한 몇년간 '읽을 책' 목록에만 있다가 열린책들 세계문학전집 전자책을 사고 드디어 첫장을 열었다.움베르트 에코가 기호학자라고 하는데, 먼저 기호학이 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호학은 어떠한 개념이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것에 대한 학문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표징이나 징표를 이해하기 위해 연구하는 거다. 일반적으로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도 포함되지만 비언어적인 것도 포함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꽃을 주는 행위도 기호를 만들고 서로 의미를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은 움베르트 에코만의 기호와 상징으로 가득 차있다고 할 수 있다. 기본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읽은 나..
2016. 10. 17. 08:30 좋아서 읽는 책
몇달전 리디북스에서 열린책들 세계문학을 질렀습니다. 예전부터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살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리디페이퍼 이북과 엮어서 괜찮은 가격에 내놓았길래 덥썩 사고 말았어요. 한국 돌아가기 전까지 세계문학전집에 빠져 살 생각하니 마치 냉장고에 먹을 것을 잔뜩 쌓아둔 것만 같은 넉넉한 기쁨이 듭니다. 책을 읽을 때마다 한권씩 포스팅 할 생각이에요. 180권 모두 읽게 된다면 참 뿌듯하겠네요. 가장 먼저 읽기 시작한 책은 오늘 포스팅하는 오스카 와일드의 입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빅토리아 시대 말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했던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옥스퍼드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했다고 하는데 그때 별난 사람이었나봐요. 남자들은 모조리 검은색이나 회색 옷만 입고 다니던 시절에 오스카 와일드는 화려한 색깔의 ..
2016. 10. 8. 23:09 좋아서 읽는 책
대하소설 대장정 마지막 장을 넘겼다. 가슴이 벅차올랐고 온몸엔 전율이 흘렀다. 나또한 광복을 기다렸기 때문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애환을 고스란히 읽고 또 공감하면서 그 시대의 사람이 그러했듯, 해방으로만 해결되는 의 결말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리고 결말을 오늘 보았다."만세! 우리나라 만세! 아아 독립 만세! 사람들아! 만세다!"외치고 외치며, 춤을 추고, 두 팔을 번쩍번쩍 쳐들며, 눈물을 흘리다가는 소리내어 웃고, 푸른 하늘에는 실구름이 흐르고 있었다. (끝)나남출판사, 박경리 대하소설 전21권 (출처: 구글이미지) 고 박경리 작가의 장편소설 는 이번이 두번째이다. 첫번째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언어영역 공부는 책읽기로 하겠다는 나름의 신념으로 , , , , 같은 장편소설을 걸신들린듯 읽어대던..
2016. 9. 29. 17:13 좋아서 읽는 책
김훈 작가는 서문에 이렇게 썼다. "김훈은 겨우 쓴다." 겨우 쓴다니. 본것을, 들은 것을, 느낀 것을 사실적으로 머릿속에 그리듯 생생하게 표현해내는 분이 겨우 쓴다니. 억울하다. 우리 부부는 몇달 전 자전거를 장만하고 자전거 출퇴근을 시도했었다. 몇번 타보고는 후기 비슷한걸 글로 남겼다. 그리곤 김훈 작가의 을 들었는데 우리가 쓴 글이 좀 유치하게 느껴질 정도로 표현과 비유에 탁월했다. 문장을 베껴쓰고 노트에 옮겨담으면서 이렇게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했다. 그랬는데 겨우 쓴다니, 이분의 머릿속엔 어떤 넘어야할 산이 있기에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좋은 표현과 깔끔한 문체가 돋보이는 책이다. 작가는 자두를 보고도 경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어느 책에서 봤는데, 김훈 작가가 그런 사람인 것 같다...
2016. 9. 22. 20:00 좋아서 읽는 책
빼곡하지 않아도 멋스러운 책이 있다. 거창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것이 있다. 가끔씩은 말하듯 읽히기 쉬운 책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진다. 편해지자, 여행가자, 슬며시 장려하는 책, 최갑수 여행작가의 이 그렇다. 최갑수 작가는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본 것을 글로 남기는 사람이다. 책에 담긴 그가 찍은 사진을 보니 참 고즈넉하고 따뜻하다. 사진을 담는 사람의 마음도도 그럴까. 작가가 적은 글도 과하게 감성적이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흘러가는듯 자유롭지만 간결하게 마음을 담은 느낌이다. 포스팅에 도움이 될까 해서 그가 한 인터뷰를 찾아봤다. "여행은 세계를 읽는 행위, 그러니까 세계에 대한 독서. 그러니까 취미가 아닌 습관"이라며 "페이지를 넘기듯 길을 가고 밑줄을 긋듯 사진을 찍고, 책깔피를 끼우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