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8. 16:28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2년 3개월이 지나 이제야 날아온 편지 이틀 전쯤 온 편지는 아무렇게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Betriebskosten/Nebenkostenabrechnung. 이름도 긴 이 단어는 번역하면 "관리비/집세 외 잡비 정산". 우리가 이 집에 살기 시작한 것이 2017년 9월부터인데 무려, 2년이 지나서야 2017년 9월, 10월, 11월 이렇게 3개월간의 비용이 정산되어 날아온 것이다. 금액도 터무니없고, 기간도 너무 옛날이라 뭔가 잘못되었겠지, 쓴 사람이 헷갈렸겠지 하고 책상 위에 펼친 채로 둔 편지를 오늘에야 진지하게 읽을 마음이 생겼다. 첫 장부터 천천히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거주자의 물 총 사용량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집에 들어왔을 때 화장실과 주방의 물 계량기 사진을 찍어두었던 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