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3. 23:50 2016년 캄보디아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생사는 자전거 체인 위에서 명멸한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현재의 몸이다.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처럼 외롭고 새롭다.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 그러..
2016. 7. 10. 00:04 2016년 캄보디아
내가 파견 나온 단체인 국제옥수수재단(ICF, International Corn Foundation)은 캄보디아에서 옥수수 연구개발 사업을 시작한 지 올해가 11년째 되는 해이다. ICF는 2005년 캄보디아 농림부(MAFF, Ministry of Agriculture, Forestry and Fisheries)와 70년간의 MOU를 맺었고 10년마다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공유하기로 하였다.지난 7월 4일과 7월 5일 각각 캄보디아 농림부 농업국(GDA, General Directorate of Agriculture)의 요청에 의해 ICF의 지난 10년의 옥수수 연구성과와 향후 연구계획에 대한 프레젠테이션과 필드 브리핑이 있었다. ICF 캄보디아 지부의 간사 및 연구 담당자로 파견 나온 나는 이번 프레젠테..
2016. 7. 8. 02:01 2016년 캄보디아
몇 주 전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었는데 그동안의 바쁜 일들이 모두 끝나고 오늘에서야 첫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했다. 사실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서 쉽게 시작을 못 했던 것도 있다. 자전거 출퇴근을 하고 난 뒤 느낀 것은 '환상은 없었다.'이다. 그러나 그 환상이 벗겨진 뒤 마주하게 되는 것들을 얻었다. 마음을 먹게 된 것은 정확하지 않은 어떤 환상을 가지고 있어서였다. 자전거로 캄보디아를 여행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싶었고 캄보디아 자전거 여행을 생각했을 때 명확하지 않은 그저 어떠한 환상이 있었다. 뭔지 모를 기대감과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나를 흥분 시켰다. 그렇게 오늘 아침 6시 반에 나는 힘차게 페달을 밟아 출발을 했다. 구글맵 상에서의 거리는 편도로 32.5 km이니깐 평균 시속 20 ..
2016. 7. 1. 15:15 2016년 캄보디아
캄폿(Kampot) 쭘끼리(ChumKiri)에 위치한 앙초초등학교. 젊은 대학생들이 캄보디아를 찾아와줘서, 10명의 청년들과 함께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나섰다. 사진은 늘 내 역할이 아니었다가,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었다. 티없이 맑은 아이들의 순수한 얼굴도 같이 담아봤다. 앙초 초등학교의 전경. 1997년도 개교했고, 쭘끼리에서는 그래도 잘 되어 있는 학교라고 한다. 벽이 낡을대로 낡아서 우리가 맡은 일은 먼지를 제거하고 새 페인트칠을 하는 것이었다. 어느새 모여든 아이들. 한국사람들도 신기할텐데, 자기네들의 학교가 깨끗하게 변화되는 모습이 신기하고 반가웠나보다. 하교길 카메라를 보고 장난치는 아이들. 사진만 보면 아직도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 만 같다. 보수 작업은 아직도 한창이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