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발견한 이색적인 일들

호헨하임 대학교 농업 석사과정에 이번 10월부터 재학을 시작한 박군은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면 나에게 수업시간에 있었던 이상한(?) 일들에 대해 얘기해주곤 한다. 다음은 한국 문화에 익숙한 유학생이 수업에 처음 들어가면 느낄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1. 박군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수업이 있는데 길이가 상당하다. 짧게는 2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까지 연속되어 수업이 진행되기도 한다. 수업을 시작하면 2시간씩 쉬는시간 없이 쭉 간다고 하는데, 어느날은 수업 도중에 갑자기 부스럭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거다. 수업 도중에 배가 고팠던지 옆에 앉은 학생이 빵(!!!)을 꺼내 입에 넣고 있었다. 시선은 앞에 있는 교수님에 고정시킨 채. 입은 오물오물.

2. 수업하는 도중에 급한 용무가 있었는지(무슨..?) 잠깐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학생을 보고 교수님은 수업하는 도중 쿨하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해줬다고 한다. 잘 나가라고.

3. 어떤 날은 박사과정생이 진행하는 수업 시간. 피피티 85장이 넘는 분량의 어마어마한 자료를 두시간 내리 쉬지도 않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수업을 풀어나가자, 학생들이 한명 두명씩 자리를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나중에 보니 1/3이 밖에 나갔다는.

4. 길고 긴 수업이 끝나고. 책을 정리하려고 하는데 학생들 다같이 주먹으로 책상에 노크 소리를 낸다. 잉?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옆에 앉은 학생에게, '지금 이게 뭐하는 거냐'고 질문해봤지만 그 학생 역시 '나도 잘 모르겠다'며 노크 소리를 계속 냈다는.

5. 수요일에 듣는 수업의 담당 교수님은 말이 빨라도 너무 빠르다고 한다. 박군은 지난 주에 이어 오늘 두번 째 수업을 듣게 됐는데, 교수님은 준비한 100장의 ppt를 다 마치지 못하자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다음주엔 말을 좀더 빨리 해보도록 할게요."

잘 해쳐나갈 수 있을지. 이상한 전운이 감도는 우리집. 잘 해나가라고 열심히 응원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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