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12. 16:07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이 곳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얘기한다. 첫 해 겨울을 조심하라고. 그만큼 우리나라와는 다른 차원의 추위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겨울 분위기같은 것이 당혹스럽게 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뜻이다. 겨울을 잘 준비해야한다는 말도 한다. 그럴만도 한게 독일의 겨울은 뭐, 한 해 중에 8개월 이상은 되니까.이런 느낌의 하늘이 내 기분상으로는 95%쯤 된다. 해가 떴을 때의 온도는 가을 날씨 같고 좋은데 문제는 아침과 저녁이다. 넓게 난 창문으로 스며들어오는 거실과 안방의 찬 공기는 아직도 많이 낯설다. 뭘 얼마나 더 껴입어야 하는걸까. 내복을 속에 입고 두툼한 기모티를 입고 자는 데도 아침은 자비없이 춥다. 며칠 전에는 자려고보니 너무 추워서 잠깐 라디에이터를 켰었다. 공기가 꽤 훈훈해져서 나중에 한..
2017. 10. 9. 05:38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3주간 폭풍처럼 몰아쳤던 독일어 초급 인텐시브 코스도 "Sehr gut"으로 마무리.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백수의 삶이 시작됐다. 남편이야 이제 10월 셋째주부터 수업이 시작되기 때문에 군기가 바짝 들었다만 나는 아니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내 앞에 무한정 펼쳐져 있는 것이다. 내 인생에 최초로.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건 아니다. 독일어 공부를 열심히 하긴 해야한다. 여기 정착해서 살려면 말이 트이긴 해야하지. 하지만, 내가 '앞으로 해야할 것들'은 아직 허공에 떠있고 내 도화지에는 깨끗하게 아무런 스케치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 것 같다. 내가 원하지 않으면 안 해도 된다. 나는 지금 하고 싶은 걸 해도 된다. 처음엔 A1.1을 마치자마자 바로 A2를 들을까 싶어서 어학원 과정에..
2017. 10. 6. 03:37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굉장한 경험을 했다. 지난 번 어학원 인터네셔널 디너때 아리랑 공연을 인상깊게 봐줬는지 코디네이터가 마지막 수료증 수여 행사 때 다시 한번 노래를 해줄 수 있는지 요청했었다. 피아노도 준비해보겠다며 꽤 적극적으로 나왔고 나도 모처럼 좋은 기회가 온 것 같아서 선뜻 하겠다고 나섰는데.그 사이에 일주일이 흘렀고 독일어 인텐시브 코스는 어마어마하게 인텐시브 해졌다. 시험날이 다가올 수록 그룹 분위기도 진지해졌다. A1.1이 어려우면 얼마나 어려울까. 쉽게 나올거라고 마음 놓고 있었는데 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다.나름 긴장하며 본 A1.1 시험도 기분좋게 끝이나고 수료증 수여 행사만 남았다. 어떤 곡을 준비하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2곡을 준비했다. 하나는 Mocca의 H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