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안동찜닭 이야기 하려고 글을 씀

   무슨 할말이 많다고, 혹은 무슨 할말이 그렇게 없다고 그동안 세 편 정도 글을 썼다가 지웠다가 컴퓨터를 켰다 껐다 한 것 같아요. 지우는 횟수가 더 늘어나면 글을 올릴 수 있으려나. 그러다가 오늘은 뭔가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저와 남편은 잘 먹고 잘 살고 있어요. 먹는게 일이잖아요. 매일 저녁 뭐 해먹나 고민하는게 일이에요. 어제는 안동찜닭을 해먹었어요. 제가 한건 아니고 요리사는 또 남편입니다. 신세지고 있어요, 요새 더. 

끝내주게 맛있어!!!!

   가끔씩 텔레파시같은게 통할 때가 있어요. 남편이 장을 뭐 볼까? 물어보는데 급하게 이것저것 얘기했다가 뭐 하나를 빼먹었잖아요? 집에 왔는데 남편이 그거를 딱 사온거에요. 예를 들면 두부가 먹고싶은데 두부 사오라는 얘기를 안했네, 싶었는데 집에 가니까 남편이 두부를 사온거 있죠. 이럴땐 아낌없이 감사를 표현해요. 마음을 읽어줘서 고맙다고.

   우리 사는 것도 서로 마음을 읽어주면 참 좋을텐데. 여럿은 고사하고 내 마음을 읽어주는 단 한사람이라도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로 감사해야겠지요.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전에 내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로 표현하는게 빠르니까요.

   지금 저는 약간 허공에 붕 떠있는 상태에요. 한국에 갈 날도 머지 않았고 (오늘로 딱 D-49!!) 가서 얼마나 있을지, 남편의 석사 준비는 어떻게 할지, 생계는 어떻게 이을지 그런 저런 고민이 많아졌거든요. 사는게 고민의 연속일 필요는 없는데 자꾸 생각할 거리가 생기네요. 아무튼간에 지금처럼 재미를 찾으면서 살아보려고 기대하는 중이에요. 문제가 어렵다고 무조건 어려워할 필요는 없으니까.

   주말이 오네요. 모두 잘 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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