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5. 08:30 2016년 캄보디아
5시 45분. 알람을 듣지 않고 깼다. 밖에서는 빗방울이 지붕 위에 떨어지는 소리가 리드미컬하게 들린다. 인피니트.. 그래, 내가 별로 알지도 못하는 아이돌 그룹이 꿈에 나왔었는데 그 아이돌 그룹과 함께 긴... 줄을 기다렸다. 그건 밥먹기 위해 선 줄이었다. 내 뒤로는 인피니트의 열성 팬이 서있었는데 싸인을 받을까 말까 엄청 망설였다. 인피니트의 얼굴은 조금 피곤해보였다. 그리고 내성적인 사람들처럼 눈을 잘 못맞췄다. 꿈에서 생각하길, TV에서 보여지는 이미지하고 좀 다르네 생각했었다. 꿈에서 눈 뜨자마자 침대 옆 협탁위에 놓인 일기장을 꺼내 들었다. 눈꺼풀이 아직 무거운데 한글자씩 적다보니 잠에서 깨고있고 생각이 깨끗해진다. 내가 부시럭대니까 옆에서 곤히 자고 있던 남편이 깼다. 내가 방구를 뽀옹, ..
2016. 11. 4. 11:07 2016년 캄보디아
어제는 새벽에 깬적도 없고 잘잤다. 눈뜨자마자 핸드폰을 안보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Upwork 프리랜서 기사번역 업무에 프로포절 낸게 잘 안됐다. 그쪽에선 나이스하게 내 샘플 번역이 자신들이 찾던 것이 아니라고 말해줬다. 이런 회사랑 잘 연결되서 일감이 계속 들어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내 번역이 아직 저렙수준인 것을 다시한번 깨닫는다. 번역연습을 본격적으로 할까보다. 하루에 몇문장이라도 적어놓고 바꿔보고 입속으로 굴려보고. 그렇게 연습하다보면 언젠가 나아지지 않을까? 말만 이렇게 하지말고 좀 해야지. 아침에 시간을 내서든, 저녁에 하든. 하긴 요즘의 저녁을 생각하면 못할 일이다. 요즘은 저녁먹고 곧바로 뒹굴뒹굴이니까. 게을러지긴 했다. 헛짓하는 시간도 많아졌고. 신경쓰지 않아도 될 일에 자꾸만 신경..
2016. 11. 3. 12:16 2016년 캄보디아
저 멀리에서 닭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닭은 새벽인줄 어떻게 알고 우는 걸까. 시간이 되면 어떤 본능이 꿈틀대는 걸까. 아니면 개들처럼 누구 하나가 울기 시작하면 따라서 우는걸까? 제법 비슷한 시각에 이 동네 사람들을 전부 깨워주는 닭우는 소리를 들으면 참 신기하다. 6시밖에 안됐는데 벌써 주변이 환하다. 우리 침실 머리 위로 큰 창이 나있는데 바로 환한 하늘이 보인다. 가끔씩 새들이 앉아있다 가기도 하는데, 지금 내 두 귀에 참새같은 것들이 시끄럽게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삐약대는 것 같기도 하고 높은 음이라 뭔가 즐겁게 들린다. 얘네들 저녁엔 어디에 가있다가 아침에 모였을까? 잠은 어디에서 자나. 간밤에 비도 많이 왔는데. 아닌게 아니라 4시간 넘게 비가 왔다. 그 때문에 정전도 몇번이나 됐었다...
2016. 11. 2. 00:41 2016년 캄보디아
지금 내 옆에는 곤히 잠에 빠진 천진난만한 내 남편이 누워있다. 스르륵, 먼저 잠들었다. 그가 먼저 자기로는 캄보디아에 와서 손을 꼽는다. 항상 내가 먼저 잠에 빠졌기 때문이다. 잠에 든 그의 얼굴은 천진난만하다. 소년같기도 하고 아이같기도 하다. 무방비 상태. 세상에 불만하나 없이 거짓없고 순결한 모습.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매일 밤 잠에들고 아침을 새롭게 맞이할 수 있어 참 행복하다. 사랑스러운 남편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내 존재가 가득 채워지는 경험. 이런 존재감은 너무나 새롭고 신비하다. 처음 겪어보는 일이다. 나는 그동안 내 꿈만 바라보고 달려왔다. 결과를 어서 내놓으라고 스스로에게 채찍질 하면서. 태어났으니 뭐라도 해야 쓸모가 있는거 아니냐고.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했다. 내가 선택해서 ..
2016. 10. 29. 13:55 2016년 캄보디아
어떻게 일주일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랬는데 주말이 와서 참 다행이다. 요즘 나는 예민했고 쉽게 짜증을 내고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었다. 버럭버럭 화도 났고 작은 일에도 피곤함을 느꼈다. 원인이야 어찌됐든 지금 나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거 그게 문제다.감정에서 나와보려고 애를 썼다. 나는 우울감, 피로, 예민, 짜증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한번 빠지면 나오는게 쉽지 않다. 밥맛도 떨어지는데 밥을 안먹으니 에너지도 안 생긴다. 악순환이다. 집에 오면 자꾸 잠만 잔다. 8시부터 불꺼놓고 자기도 하고, 내가 의욕이 없으니 밥차리는 것도 귀찮기만 하다. 집안 살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만 같아 남편에게 미안해진다.비온 뒤 맑게 개인 캄보디아의 어느 시골.그렇게 일주일이 흘렀다. 다 나아진 것은 아니..
2016. 10. 24. 11:30 2016년 캄보디아
요즘 정리 열풍이 불고 있다. 미니멀리스트 사사키 후미오의 책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가 베스트 셀러가 되고 '정리 여왕' 곤도 마리에의 강의나 책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사고 있다. 사람들이 그동안 정리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만 해도 그렇다. 집에 물건이 넘쳐나는데, 가지고 있는걸 관리하는 소질은 없고, 있는데 자꾸만 다른걸 또 산다. 새로운 것을 갖고 싶은 욕망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나같은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이 '최소의 삶'은 단순히 '정리 잘하자'가 아니라 삶의 태도, 방식을 바꾸자는 것이다. 최소한의 꼭 필요한 물건들만 남기고 삶을 단순하게 만들자는 자발적인 태도. 나도 따라해보기로 했다.먼저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보여주는 많은 유투브들을 참고했다. 대부분의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