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17. 06:33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생각해보니 나는 독일에 오고 줄곧 두달 내내 남편과 함께 다녔다. 어학원도 함께 다니고 주말에도 함께 시간을 보냈으니. 세상에. 두달 꼬박 내내 붙어 다녔네. 이제서야 (드디어?) 남편의 학기가 시작되어 처음으로 혼자 집 밖을 나섰다. 원래 혼자 다니는게 어려웠던 사람도 아니었는데. 사람이 이렇게 의존적이 된다. 밖에 살아보니 더 그렇다. 복잡해 보이는 교통편도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제때 환승도 잘 해야한다.목적지는 교회. 성경공부 모임에 나갈 참이다. 핸드폰 어플로 검색해보니까 어렵지 않다. 늘 탔던 곳에서 갈아타면 된다. 우반 타고 50분 정도. 그동안 우반을 탔을때는 줄곧 멍때리고 남편 따라 내리고 탔었던 것 같은데 이제 내리라고 알려주는 사람이 없으니 혼자 알아서 잘 해야 한다. 알람을 켜둘까? ..
2017. 10. 13. 18:04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내가 살고 있는 독일 남부지방의 슈투트가르트는 자동차의 도시라고 불리는 곳이다. 그만큼 자동차와 관련된 많은 산업들이 있다. 벤츠나 포르쉐 박물관이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해 있고 이곳에서 많은 자동차가 생산되고 있다. 그 중 메르세데스 벤츠 본사는 우리 집에서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데 지난달 어학원 프로그램에서 투어가 있어 처음 다녀와봤다. 건물 외관부터 남다르다. 굉장히 현대적이고 세련된 모습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 티켓. 우리는 단체여서 가격을 잘 모르겠는데, 개인은 성인 한명에 10유로 정도 했던 것 같다. 운영 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9~6시까지. 모두에게 나눠주는 오디오 기계 들어가면 입구에서 이런 오디오 기계를 빌려준다. 목에 걸고 다니면 자동으로 인식해서 해당 전시품에 대..
2017. 10. 12. 16:07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이 곳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얘기한다. 첫 해 겨울을 조심하라고. 그만큼 우리나라와는 다른 차원의 추위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겨울 분위기같은 것이 당혹스럽게 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뜻이다. 겨울을 잘 준비해야한다는 말도 한다. 그럴만도 한게 독일의 겨울은 뭐, 한 해 중에 8개월 이상은 되니까.이런 느낌의 하늘이 내 기분상으로는 95%쯤 된다. 해가 떴을 때의 온도는 가을 날씨 같고 좋은데 문제는 아침과 저녁이다. 넓게 난 창문으로 스며들어오는 거실과 안방의 찬 공기는 아직도 많이 낯설다. 뭘 얼마나 더 껴입어야 하는걸까. 내복을 속에 입고 두툼한 기모티를 입고 자는 데도 아침은 자비없이 춥다. 며칠 전에는 자려고보니 너무 추워서 잠깐 라디에이터를 켰었다. 공기가 꽤 훈훈해져서 나중에 한..
2017. 10. 9. 05:38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3주간 폭풍처럼 몰아쳤던 독일어 초급 인텐시브 코스도 "Sehr gut"으로 마무리.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백수의 삶이 시작됐다. 남편이야 이제 10월 셋째주부터 수업이 시작되기 때문에 군기가 바짝 들었다만 나는 아니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내 앞에 무한정 펼쳐져 있는 것이다. 내 인생에 최초로.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건 아니다. 독일어 공부를 열심히 하긴 해야한다. 여기 정착해서 살려면 말이 트이긴 해야하지. 하지만, 내가 '앞으로 해야할 것들'은 아직 허공에 떠있고 내 도화지에는 깨끗하게 아무런 스케치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 것 같다. 내가 원하지 않으면 안 해도 된다. 나는 지금 하고 싶은 걸 해도 된다. 처음엔 A1.1을 마치자마자 바로 A2를 들을까 싶어서 어학원 과정에..
2017. 10. 6. 03:37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굉장한 경험을 했다. 지난 번 어학원 인터네셔널 디너때 아리랑 공연을 인상깊게 봐줬는지 코디네이터가 마지막 수료증 수여 행사 때 다시 한번 노래를 해줄 수 있는지 요청했었다. 피아노도 준비해보겠다며 꽤 적극적으로 나왔고 나도 모처럼 좋은 기회가 온 것 같아서 선뜻 하겠다고 나섰는데.그 사이에 일주일이 흘렀고 독일어 인텐시브 코스는 어마어마하게 인텐시브 해졌다. 시험날이 다가올 수록 그룹 분위기도 진지해졌다. A1.1이 어려우면 얼마나 어려울까. 쉽게 나올거라고 마음 놓고 있었는데 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다.나름 긴장하며 본 A1.1 시험도 기분좋게 끝이나고 수료증 수여 행사만 남았다. 어떤 곡을 준비하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2곡을 준비했다. 하나는 Mocca의 Hap..
2017. 9. 22. 05:40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드디어 우리에게도 그 날이 왔다.우리는 관광비자로 독일에 들어왔기 때문에 3개월이라는 기한 내에 빨리 학생비자로 변경이 필요했다. 비자신청 전까지 해결해야하는 관문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가야할 길이 참 멀다고 느껴졌는데. 여기까지 오다니. 눈물좀 닦고..(ㅠㅠ)독일은 문서가 까다로운 나라이기도 하고, 사람마다 기준도 제각기 다르다는 말이 많다. 박군은 석사과정 입학으로 왔기 때문에 확실히 비자를 받을만한 이유가 있었지만 그래도 왠지 긴장이 되는건 어쩔 수가 없는걸.이런 황당한 일도 있었다. 비자를 신청하려면 독일 보험에 가입이 되었다는 서류가 필요하는데, 우리가 드는 TK 공보험에서는 1년이상 비자를 받아야 보험을 들게 해준다는 거다. 용케 박군의 학교를 담당하는 TK 담당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증명서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