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생활+95] 나는 내가 잘 모른다는 사실만 알고있다

1.
  캄보디아에서 뚝뚝이를 흥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행선지에 대한 설명을 잘 하는것도 그렇지만 가격을 어떻게 제시하느냐가 정신건강을 해치지 않고 목적지까지 가냐마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처음 여기 왔을때는 한국에서처럼 생글생글 웃으면서 깎아달라고 말했는데 턱도 없었다. 나는 이 가격이 아니면 안가겠다는 단호함으로 가격을 부르는게 더 낫다. 가끔씩 그 단호함이 지나쳐 어리석기도 하지만.
  오늘 우리는 2달러를 부르는 아저씨에게 1.5달러가 아니면 안가겠다고 했고, 아저씨가 거절하자 그냥 걸었다. 한참을 걷고서야 우리가 600원 아끼자고 이러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아마 조만간 300원, 600원 아껴서 빌딩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2.
옛것을 따르면서 발전하는 것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갈아엎는 것 중 나는 전자를 선택한다. 왜냐? 엎을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고전의 것을 보고 내것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 언젠가 나의 것에 싹이 나길 기대하면서. 옛것의 반의 반만이라도 닮아보면 얼마나 좋을까. 시대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옛사람들은 어느만큼의 레벨을 찍었던건지 궁금해진다. 나는 쪼렙, 어디쯤 레벨업 했을까. 이또한 즐거운 상상이다.

3.
어찌됐든 지금은 NGO에서 일을 하고 있는 우리는 세사람이상 모이면 이런 얘기를 하게된다. 자신이 보는 관점에서 내가 해보니 이렇더라는 식이다. 문제가 많다고. 이 안에 발을 담구고 있으니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문제들. 해결책은 잘 안나온다. 개발협력 일은 참 어려운 것이 맞다. 그것만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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