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7. 03:59 2017-2021년 독일/육아 이야기
네가 엥-하고 낑낑대는 소리를 낸다. 거실에 있던 나는 부리나케 발걸음을 낮춰 안방의 방문을 열어본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바쁘게도 너의 머리는 움직인다. 나는 내 모습을 보이고 미소를 지으며 너를 진정시킨다. 울음 소리는 점점 커져간다. 가녀린 너의 팔이 허공을 바쁘게도 젓는다. 나는 톡하고 수유나시의 끈을 풀어 가슴을 내어놓는다. 너를 들어 무릎에 놓았을 때 너는 바빠진다. 젖냄새를 맡은 너는 입을 오무린다. 너는 배고픔에 충실하게도 나에게 매달린다. 꼬물거리는 손은 가슴과 나시와 끈을 훑고 지나간다. 가지런히 뻗은 두 다리는 어느새 나의 팔을 끼고 자리를 찾는다. 꿀꺽꿀꺽 넘어가는 목구멍. 푹 파진 보조개. 내 몸의 무언가가 너에게로 이동한다. 젖 먹을 때 하니의 모습은 한없이 사랑스럽고 형언할 수..
2019. 8. 7. 03:41 2017-2021년 독일/육아 이야기
+126일 잠들기 직전 마구 울어대는 너를 보며 생각한다. 1분만 참고 지켜볼까. 1분이 흐른 뒤에는 또 생각한다. 1분만 더 지켜볼 수 있을까. 길고 긴 2분이 끝나가는데도 너는 계속 울고 있다. 안아주어야 할까. 이제 막 잠들려고 애쓰는 너를 내가 깨우는 건 아닐까. 그냥 내버려두면 네가 너무 외롭진 않을까. 생각하는 사이 시간은 조금 흘러있다. 너의 울음 소리는 그 사이 줄어들었다 다시 발작적으로 커졌다가를 반복한다. 주변을 둘러보았다가 눈을 질끈 감았다가 한다. 그러다 너는 어느 순간 울음을 멈추고 허공을 바라본다. 지쳐보이는 너의 얼굴에 눈물 방울이 뒤늦게 흘러내린다. 그 모습이 애처로워 보여 귀엽게 보여 나는 웃었다. 너는 다시 울기 시작한다. 나도 다시 우는 너를 지켜본다. 자려고만 하면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