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30분 글쓰기:: 11월 20일 - 11월의 캄보디아

   푸에취! 재채기를 크게 한번 했다. 선풍기는 틀어놓고 이불은 안 덮은채로 잤다. 간밤에는 조금 추웠다. 나는 이불을 잘 안덮는다. 자꾸만 발로 차는 습관이 있다. 저녁에 잠들기 전에는 또 어찌나 더운지 최대한 얇은 옷을 입는다. 옷은 얇고 이불은 안덮고 새벽이 되면 이렇게 추위에 떠는 것이다.

   비가 한바탕 쏟아질 예정인지 하늘이 꾸르릉거린다. 좀처럼 아침에 비가 오는 일은 없다가 왠일이지 싶다. 캄보디아의 길고 긴 우기도 끝나가고 건기가 오고 있는지 최근에 비가 많이 안왔다. 건기가 오면 다시 더워진다고들 한다. 그런것 같기도 하다. 저녁에는 보통 시원한데 요즘은 바람이 불지 않아서 꽤 덥다. 뭔가 캄보디아의 한여름이 지나가고 가을같은 선선한 느낌이 들긴 드는데도 덥기는 덥다.

   요즘 한국은 춥나보다. JTBC뉴스를 꼭 챙겨보니까 유투브 생중계 방송을 틀면 패딩광고가 그렇게 많이 나오더라. 잘나가는 배우들이 한것 멋진 패딩을 입고 눈 덮인 산이나 추워진 도로를 막 걷는 걸 봤다. 아, 저기는 춥구나. 새삼 추위가 화면만큼 인지된다. 지금 나는 불 앞에서 온 몸에 땀을 한바가지 쏟고 있는데. 덥다. 요리 한가지를 하려면 얼굴이며 목, 등, 팔같은 데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어제 요리를 해서 옥상으로 올라갔다. 아주 오랜만에 부녀회 206 사람들과 회동이다. 캄보디아로 파견오기 전 국내교육 때 2주간 한방을 썼던 멤버들이다. 4명 중에 두명이나 유부녀라고 우리 모임을 부녀회로 이름 붙이고 그때 썼던 방번호를 붙여 '부녀회 206'이다. 이제 소피아언니도 귀국하게 되어서 캄보디아에서의 우리 넷의 모임은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이제 언니도 떠나고나면 까시아빌라나 기관도 더 심심해지겠지. 이제 딱 100일정도 남았는데 남은 날 만큼은 재미있게 보내야겠다. 한숨보다는 웃음이 더 많게. 하루하루 주어진 날에 감사하면서.. 내게 프놈펜을 누릴 100일이 아직 남아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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