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30분 글쓰기:: 11월 17일 - 계속된다

   나부가 바람부는 방향을 따라 흔들리고 있다. 아래쪽 나무의 잎사귀는 큰 물결을 이루며 흔들어대는데 조금 더 키가 큰 나무의 잎은 얌전하게도 너울댄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바람이 지나간 흔적으로 그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무가 저 자리에 서서 바람을 보여주고 있다.

   아침부터 왠 바람타령. 오늘은 날씨가 참 맑으려나보다. 바람도 적당히 불어오고 하늘은 연한 파란색이다. 빨래를 널면 잘 마르겠다. 글쓰기가 마무리되면 세탁기를 돌리고 와야겠다. 어제까지 잘 쉬었는데 오늘 하루 더 휴일이라 행복하다. 이렇게 오래 쉬기는 다시 없을 예정이라 이 휴일이 더 소중하다.

   이제 넉넉히 백일 쯤 남았다. 캄보디아를 떠나면 다시 올 일이 있을까? 남은 시간 아쉬워지지 않도록 더 이곳을 느끼고 마음에 담아두고 싶다. 이곳의 풍경, 거리, 사람들. 많이 담아두고 싶다.

   물리적으로는 짐을 많이 줄여야지.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왔다. 신발도 여덟켤레인가 가져왔는데 여기선 샌들이나 아쿠아슈즈만 번갈아 신는다. 낡을대로 낡은 아쿠아슈즈는 버리고 가야지. 운동화도 몇켤레 놓고 가고. 한국가면 어찌하지 못할 짐이 또 어마어마하게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오늘은 어떤 하루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이 하루가 정말 감사하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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