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2만명의 사람이 블로그에 들어온다면

블로그를 시작한지 1년 6개월정도 된 것 같다. 블로그는 캄보디아에서 1년간 남편과 살기 시작하면서 색다른 해외생활에 대한 글을 쓰고 공유해봐야겠다는 취지로 시작했었다. 점점 글을 잘 쓰고 싶다, 후에는 발전해서 작가가 되고 싶다는 (물론 당장은 어렵겠지만) 꿈까지 생기게 됐으니, 블로그를 운영했던 지난 시간들이 나에게 영향을 크게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글을 잘 쓰려면 역시 "많이 써봐야한다"는 수많은 위대한 작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진지하게 글쓰기 연습을 매일 시작한 것도 작년 10월이니, 이제 곧 1년이 되어간다. 처음에 매일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큰 포부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잘 해보고 싶고 좋아하는 일이라면 매일매일 해야 마땅하지 않겠냐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무작정 이렇게 매일 시간을 쏟아 붙는 게 장땡인가 하는 회의감이 몰려올 때도 많았다. 사실 1년동안 꼬박꼬박 시간을 쏟아부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렇게 망설일 시간에 일단 한 글자라도, 한 문장이라도 더 이어볼 뿐.

지금까지 블로그 구독층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다.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친구들과 지인들이 우리 부부를 특별히 응원해주기 위해 꾸준히 들어와주었고, 그 외에는 캄보디아 생활 글이나 팁 같은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으로 들어오는 사람들까지 다 포함해서 하루 90명 남짓. 누가 이렇게 긴 글을 관심있게 읽어주기나 할까. 나의 글쓰는 문체같은 걸 바꿔야 할까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다. 나도 뭔가 달라져보고 싶은데. 그럴 만한 계기가, 외부에서부터 불어들어오는 어떤 바람같은 게 필요했을 지 모르겠다.

독일에 정착하고 나서 이 낯선 생활에 적응하느라 글쓰기에 대한 마음도 차갑게 식어갈 무렵이었을까. 우연히 오늘 블로그를 들어갔다가 정말 깜짝 놀라고 말았다. 투데이가 만명이 넘는다고? 그동안 총 방문자 수가 3만명 정도 됐었는데, 그 숫자의 1/3이 오늘 방문했다고 뜬 것이다. 이게... 대체 뭐지? 이럴리가 넘을리가 없는데. 내 눈을 의심해야 했다. 그러다가 방문 유입 페이지를 보고서 그제서야 알게 됐다. 올랐구나. 내 글이. 메인 페이지에. 세상에나!!!!!!

네. 제 글입니다!!!! 너무 신나요!!!!

감동의 쓰나미. 감사 또 감사.

다음 메인 페이지의 위력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방문 유입 페이지를 새로고침하면 초 단위로 새로운 사람의 유입 기록이 상위에 올라와 있었다. 내가 쓴 글이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다니. 다음, 정말 사랑해요. (충성 맹세.) 담당자를 찾아가서 절이라도 해야할 것 같은 느낌. 너무 흥분해서 소리를 꽥꽥 질렀던 것 같다. 이건 일생일대의 신나는 일이다.

확실히 이 사건은 내게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 넣어줬다. (지금 이렇게 잠도 안자고 흥분해서 글을 쓰고 있는걸 봐도 그렇다.) 그동안의 시도들이 보상받는 느낌이랄까. 이 느낌은 앞으로의 수없이 많은 시도들의 발판이 되어 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준다는 게 이렇게 신나고 근사한 일인지 몰랐다. 앞으로는 무슨 글을 기록해볼까. 급히 영감이 떠오르는데로 수첩에 목록을 휘갈겨본다. 창조의 에너지가 샘솟고 있다. 나 지금 완전 불 붙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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