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102] 도망치자 이 생각에서

내가 일하는 ngo에서는 한 달에 두 번씩 소식지가 나간다. 소식지에 실릴 글을 쓰고 편집하는 일은 내가 맡은 일이다. 3월부터 지금까지 벌써 6번의 소식지가 발행됐고 이제 7번째 소식지를 쓰고 있다. 한달에 두번. 숫자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한달 내내 소식지에 매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발행일은 빨리 돌아온다. 지부장님께 제출하는 순간 다음호 준비가 시작된다.

소식지를 쓸 때면 어디선가 이런 속삭임이 들린다. "아무도 안 읽는데. 삽질 꽤나하고 있구나." 사실 이 일을 시작하고 소식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인지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애초에 독자가 있긴 한건지 의문이다. 아무도 안 읽는 것 같다. 읽는 사람의 피드백이 쓰는 사람에게 힘을 주는데. 어디선가 한 두명 쯤은 읽겠지 싶다가도 이런 생각은 오래가지를 못한다. 금방 맥이 빠지는 것이다.

도망쳐야 한다, 이 생각에서. 내가 쓴 글을 읽고 누군가는 관심을 갖겠지 하면서. 대단한 일을 하지 않지만 자신의 일을 대단하다 여기고 꾸준히 묵묵하게 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고 느낀다. 나는 완전 발악을 하는데. 뭐든지 묵묵히 하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한달에 두번, 1년에 24번. 이제 7번째까지 왔다. 내년에 뒤돌아 봤을 때야 하나씩 쌓아올린 경험에 감사하겠지만 당장 이번달, 이번호 소식지에 발이 묶여 있다. 압박받지 말아야지. 이 생각에서 도망치자.

  • 정은석 2016.06.08 06:46 신고

    뭔가... 이전부터 봤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ㅋㅋ
    형수님 글 때문에 오늘 조금 봤는데 ㅎㅎ 이런 사역들을 하는구나.. 하고 봤네요 ㅎㅎ
    (조금은 긴장된 형수 말투가 느껴지는 ㅋㅋㅋ)
    다른것보다 우물 사역이 참 좋네요 ㅎㅎ
    후원자 명판을 새겨주니 많은 사람들이 재밌어하면서 하려고 할 것 같아요 ㅎㅎ
    잘하고 계심다. 화이팅이에요..

    교회사람들한테 광고하고 다녀야겠네요 크크크
    혜진이 글이라고 꼭 읽어보라고
    http://cambodianeighbor.org/xe/newsletter

    • 정은석 2016.06.08 06:47 신고

      아! 말씀하신 앨범리스트는 제 블로그(네이버) 안부글로 적어주세요 ㅎㅎ

    • 밤익는냄새 2016.06.08 08:13 신고

      에고ㅠㅠ 오빠의 댓글이 정말 감사하네요. 투정은 그만두고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야겠어요.ㅎㅎㅎ 감사해요ㅠ

  • 라비올리 2016.06.10 18:02

    나 처음에 교회편곡 시작했을때 열심히 만든 악보가 버려질때가 간혹 있었어. 연주자가 안온다던가, 선곡이 급히 바뀐다던가 하는 식으로. 너한테도 전에 투덜댔던것 같은데 ㅋㅋ
    그때 나랑 같이 편곡하시던 집사님이 해주신 말이있었는데, 당신은 최선을 다해 편곡하셨고, 그러면서 당신 자리에서 드릴 예배를 드리셨으니 그걸로 됐다는거야.그러고 나면 연주가 되고 안되고는 크게 중요한게아니라고 ㅎㅎ 나한테는 이 얘기가 큰 도움이 되었었는데 ㅎㅎ 소식지와 예배음악은 좀 다를수있지만..그래도 우리의 최선이 예배가 될꺼야 ! (그치만 한달에 두번은 너무 잦다!!!!!)

    • 밤익는냄새 2016.06.11 09:48 신고

      와.. 그 말이 참 멋지다. 최선을 다했으면 그 과정으로 이미 된 거라는 말이.. 너무 결과에 연연한건 아니였는지 되돌아보게 하는군.. >_< 고마워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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