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생활+105] 프놈펜에서 자전거 타기

  다 쓰러져가는 자전거를 빌려 처음으로 거리에 나왔다.

  교통상황이 너무 좋지 않은 프놈펜. 모또나 뚝뚝이를 의지해 마실만 다니다가는 연말이 끝날 때까지 벙쭘뿡에 발이 묶여있겠다 싶어 요즘 오토바이냐 자전거냐 고민하던 중이였다. 단원 신분으로 오토바이 운전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구입은 꿈도 못꾸지만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근데 위험하겠지) 이 생각을 몇 십번째 반복하고 있는지 모른다.

   모또네 자전거네 당장 살 것도 아니면서 괜히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오늘 시범삼아 자전거를 타본 것이다. 빌라 주인의 허름한 자전거를 빌렸다. 오른쪽 브레이크는 이미 망가졌고 뒷바퀴는 공기가 없어 푹 꺼져 있었다. 상관없다. 브레이크는 왼쪽 것을 쓰면 되고 뒷바퀴 공기는 가다가 수리점에서 넣으면 되고. 있는게 감지덕지다.

   우리의 목적지는 벙깽꽁의 코네클라 카페(Cafe Conekla). 집에서 4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골목골목을 돌면서 천천히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처음 맞닥드린 큰 도로의 공포는 만만치 않았다. 박군의 뒷페달을 보면서 그야말로 아장아장 길을 이어갔다.

   의외로 러시안 마켓(프사 뚤뚬뿡) 골목으로 들어오자 자전거 타기가 좀 편해졌다. 오토바이와 차들이 사정없이 우리를 질러간다. 느리게 가는 것도 괜찮았다. 아니 볼 수 있는 게 훨씬 더 많아진 느낌이다. 두 다리의 힘으로 힘차게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게 자전거의 매력이 아닐까. 이참에 7km, 출근길도 시도해볼까 싶다. 대신 골목으로만.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