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utsch-Test für Zuwanderer (독일어 Telc B1) 시험 후기

Deutsch-Test für Zuwanderer는 독일 이민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B1 수준의 기본적인 독일어 실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남편과 함께 유학을 왔을 뿐 어쩌다가 내가 이 시험을 꼭 봐야하는 상황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동반자 비자로 1년을 살았고 지난 9월 비자 연장을 하러 갔을 때, 담당 관청 직원이 "너 이제 이 시험 보고 오리엔테이션 코스도 다 들었다는 증명서를 다음 비자 연장할 때 가지고 와야돼."라고 해서...(엥..?) 멍~하게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다.

관청에서 발급 해 준 종이에는 내가 이런 과정을 들을 의무가 있다고(verpflichtet!!) 적혀 있었다. 빠른 시일 내에 코스를 시작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그렇게 서류를 받고 3주 정도 지난 9월 말에 Orientierungskurs를 비롯한 많은 독일어 수업 등을 진행하는 VHS-Stuttgart에 들렀다.

VHS에서 Deutsch & Integration과 관련된 수업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상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상담은 또 매일 진행되는 게 아니고 특정한 요일, 특정한 시간대에 가서 번호표를 뽑아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 시작 시간이 되기도 전에 10명의 대기자가 기본으로 생기므로 적어도 상담 오픈 시간 15분 전에는 가서 기다리는 편을 추천한다.


Kostenlose Einstufungsberatung und Anmeldung - Raum F306, 307

- montags, dienstags, donnerstags 9.00 bis 11.00 Uhr

- montags, mittwochs, donnerstags 16.00 bis 18.00 Uhr

*2018년 12월 기준. 변동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항상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전화로 시간을 확인해야 함.


Deutsch-Test für Zuwanderer 구성

시험은 듣기, 읽기, 쓰기로 구성된 Schriftliche Prüfung과 말하기 시험인 Mündliche Prüfung으로 나눠져 있다. 듣기는 20문제, 읽기는 25문제로, 총 45문제 중 33개 이상을 맞아야 B1 자격을 준다. 쓰기는 30분 동안 진행되는데 두 개 문제 중 한 개의 과제를 선택하여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시험은 크게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다. B1이나 B2 수업을 이미 들었던 사람이라면 무리없이 이해하고 풀 수 있는 정도. 특히 내용이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안내방송이나 전화 수신음, 간단한 날씨 뉴스나 교통정보 뉴스와 같은 것들로 구성되어 있어 이해하기 쉬운 편이었다.

쓰기는 두 개 과제 중 첫 번째 문제를 선택했는데, 내가 한 지인에게 중고 자동차를 팔려고 한다, 1) 왜 팔려고 하는지, 2) 얼마에 팔건지, 3) 자동차에 대한 묘사, 4) 지인에게 요청하는 내용 등을 편지로 쓰는 문제였다. 나는  읽기 시험을 마치고 5~10분 정도 시간이 남아서 그때 무슨 내용을 써야 할지 고민해볼 수 있었다. 쓰기는 30분만 주어지기 때문에 그 전에 쓸 내용은 머릿속으로 생각해두는 게 좋다.


B1 말하기 시험

내가 우려했던 부분은 "말하기"였다. 어학원에 가지 않은지도 벌써 5개월이나 지났고 그만큼 일상생활에서 독일어를 사용할 일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문장을 잘 구사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Mündliche Prüfung은 3개의 부분으로 나눠져있다. 1) 시험관에게 자기소개하고 질문 몇 가지 받으면 답하기, 2) 제공되는 그림을 보고 묘사하기, 질문 몇 가지 받으면 답하기, 3) 함께 시험보는 파트너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문제 해결하기.

자기소개는 준비한 대로 하면 되니 어려운건 딱히 없고, 그림 묘사하기가 조금 걸렸다. 나한테 주어진 그림은 엄마와 딸이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단 쉬운 문장으로 시작했다. 

"사진 속에 엄마와 딸이 보인다... 엄마가 딸 그림 그리는 걸 도와주는 것 같다, 집에서 작업을 하는 것 같다..." 여기까지 말하니 할 말이 떨어지는 것!!! 그래서 서둘러 덧붙였다. "내 생각에 어렸을 때 예술 활동을 하는 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데 참 좋은 것 같다, 독일에서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엄마들이 아이들을 위해 예술활동을 시킨다. 특히 아이들이 피아노를 많이 배운다..."

여기까지 말했더니 면접관이, 너네 나라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이 무얼 배울 수 있냐고 질문했다. 그래서 내 답변은...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규칙들을 배울 수 있고...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작은 사회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여기까지 얘기했더니 시험관이 고개를 끄덕이고 마무리가 되었다.

세 번째 Teil은 파트너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는데, 내 파트너는 독일 생활이 10개월이 채 안되고 A2 수업도 바빠서 제대로 나가지 않았다는 시리아 남자였다. 듣기, 읽기, 쓰기 시험이 끝나고 말하기 시험까지 2시간 정도 비었었는데, 그 때 이 친구를 미리 만나 수다를 떨었다. 서로 조금 알게 된 상태에서 말하기 시험을 보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친구가 말하기 세 번째 Teil에서 너무 헤매는 바람에 은 우리 둘다 영 진도를 못 뺐던 것 같다.


독일어 시험 준비하기

B2까지 수업을 듣고 어학원을 더이상 다니지 않은 뒤로 자체 방학이랍시고 4개월을 놀았다. 그러다가 시험 한달 반 전, 11월 첫 주부터 슬슬 공부 발동을 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독일어 받아쓰기와 쉐도잉 연습 시작. 그렇게 슬금슬금 하루 한 시간씩 공부 습관을 들이기 시작하다가 2주쯤 지나서 Klett사에서 나온 Mit Erfolg zum Deutsch-Test für Zuwanderer 한 권을 사서 문제 유형에 적응하는 연습을 해 봤다. 

독일어 쉐도잉 교제는 어학원 때 썼던 Aspekte neu B1 plus.


쉐도잉은 뭘로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어학원 다닐 때 배웠던 책을 활용하기로 했다. Aspekte neu B1 plus Arbeitsbuch CD를 재생시켜봤더니 꽤 괜찮았다. 책 뒷편에 스크립트가 달려있어 내가 받아쓴 문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과 CD를 사용해서 문장을 끊고 구간 반복하는게 무척 편했다. 여러번 듣고 문장을 받아쓰고 스스로 korrigieren하고는 성우와 똑같은 속도로 말하는 연습에 주력했다. 이렇게 차례대로 쌓인 스크립트는 거의 매일 복습하듯 읽어보아 문장을 외우는 쪽으로 연습했다. 한 30분만 주절주절 읽다보면 목이 아파온다...ㅎㅎㅎ


DTZ시험 예비용으로 샀던 교재.

Deutsch-Test für Zuwanderer 예상 문제를 4회정도 풀고보니 직접 독일 방송을 듣거나 잡지를 읽는 편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독일 잡지인 Spiegel을 조금씩 읽고 매일 Tagesschau 방송을 듣기 시작했다. 아직 스스로 공부를 시작한지 한 달 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꽤나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Tagesschau 방송은 어플로도 있다. 짬짬이 켜놓고 들으면 좋다.(홈페이지: https://www.tagesscha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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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도 시험이라고 나름 긴장이 됐는지 시험이 끝나니까 해방감이 있다. 이제 1월에 Orientierungskurs 5주가 남아있고 6번의 산전교실 Geburtsvorbereitungskurs도 듣게 될 것이다. 뭔가 할일이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독일어 공부 조금씩 하면서 남은 연말을 즐겁게 보내고 새해도 활기차게 시작해야지. 희망이가 나오기까지 이제 100일도 안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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