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109] 6월, 개미 시즌

1.
요즘은 어느곳에든 개미가 있다. 사람이 있는 곳 없는 곳 가리지 않는다. 점심을 먹으려고 본 계란말이 접시 위에도, 노트북 모니터 위에도, 내 팔뚝과 허벅지 위에도 몇 마리 바쁘게 움직인다. 개미철이려니, 이들의 왕성한 삶에 별 관심을 두고 싶지 않지만 이리저리 움직이는 개미를 내버려두기도 심란하다. 몇마리는 손으로 휙휙 털어버리기도 하지만 몸을 탐하는 개미는 가차없이 눌러 죽이기도 한다. 개미들에겐 내가 불청객일 수도 있는데... 이러고 있는데 개미가 또 지나간다.

2.
다시 토지 읽기 삼매경에 빠졌다. 3부로 접어들고 9권이 넘어가면서 호흡이 느려졌던 것은 사실이다. 1, 2부를 끌고 나갔던 주연들이 빠지고 그들의 자식들과 역사의 빠른 흐름에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었다. 1900년대 초반의 역사적 배경 없이 3부 이상을 이해하긴 버거웠다. 딱 10년 전, 지금보다 사고력이 약했던 고등학생의 내가 무슨 오기로 토지며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장길산 같은 장편 역사서를 탐독해나갔는지 모를 일이다. 내용은 어렵지만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책임감 같은 것이 있었겠지. 그때와 비슷하나 더 깊은 울림을 느끼면서, 역사를 좀더 알아야겠다, 적어도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부모가 되어야겠다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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