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133] 고요한 토요일 아침

새벽 5시 30분. 왜 하필 토요일 아침만 되면 이렇게 눈이 빨리 떠져지는지 알 수가 없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6시 넘어 일어나는 것도 버거워 거의 떠지지 않는 부스스한 눈으로 박군의 도시락을 싼다. 금요일 저녁에는 기름진 요리로 배때지를 가득가득 채우고 뒹굴거리면서 책을 읽거나 잡담을 하면서 12시쯤 늦게늦게 잠을 잔다. 그런데도 왜 정작 늦잠을 늘어지게 자도 되는 토요일 아침에는 소풍가는 사람마냥 눈이 황급히 떠지고 정신이 깨끗해지는지 알수가 없다.

한국의 새벽같지 않은 바깥 하늘 밝기도 한몫 하는 것 같다. 여기에선 5시가 넘으면 한국의 6, 7시처럼 환하다. 5시 30분정도야 참새들이 창가 전깃줄에 앉아 짹짹거리고 열어놓은 창문으로 아침을 알리는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는 것이다. 곧 밝기는 점점 선명해져 침실 창문너머 파란 하늘이 보인다. 근사한 주말 아침이다.

박군은 아직 꿈나라를 헤매는 중. 나는 부스스 모기장을 열고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세탁기에 가득 담겨진 세탁물을 돌려놓고 책한권을 들고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간다. 가끔씩 졸다가 깨다가 그렇게 아침 두시간을 책읽는데 보낸다. 간단하게 아침을 차려먹고 다시 또 책읽기 시작이다. 딱 너무 좋은 토요일 아침의 시작이다. 

한참 책을 읽다가 덮어놓고 박군과 한참 수다를 떨기도 한다. 작년에 우리가 살았던 고양시 빌라와 캄보디아 빌라를 비교하기도 하고 창이 넓어서 좋다는, 하늘이 보여서 좋다는 등, 바람이 들어와서 근사하다는 등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고 한참을 칭찬한다. 물론 불편한 점도 많이 발견하지만 그점은 저녁에 얘기하는게 좋다. 아침은 칭찬거리, 감사할 거리로 시작하는게 좋다. 

호화스러운 초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근처 카페에서 독서 삼매경에 빠진다. 하는 일 없이 토요일 주말이 갔지만 이렇게 보내는 것, 참 활기차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호화로운 초밥! @이온몰. 점심특가로 19.75불 :) 

분명 패밀리 사이즈인데.... 초밥 40개를 둘이서 올킬. 초밥먹을 때는 항상 즐겁다. 


언더아머 광고찍는 박군. (부끄) 자전거 탈때는 쫀쫀한게 좋다.

주말에도 우리는 어김없이 자전거 타고 프놈펜 돌아다니기. 하루종일 뚝뚝? 모또? 이 소리 안들어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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