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을 기다리는 주일 저녁. 한번 놓치면 일주일이나 기다려야 하는, 아깝고도 아까운 이 시간에 보는 영화는 뭔들 재미 없을까. 별 의미없이 선택한 영화가 여운이 강하게 남는 것은 영화보는 내내 코끝에 와닿는 것만 같은 커피향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다. 나는 잔잔하면서 음식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한다. 대게 일본 영화들이 그러한데 박군은 매번 이런 영화만 좋아하는 나를 보고 꼭 똑같은 감독이 만든 영화 같다고 한다. 보고나면 일상이 따뜻함으로 채워지는 것 같은, 그러면서 영화에 나온 음식이 먹어보고 싶어지는 그런 영화를 나는 좋아한다.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잔>도 비슷한 영화이다. 실종된 아버지를 기다리며 육지의 끝에서 차린 '요다카 카페'. 낮이면 따뜻한 태양빛이 가득하고 밤이면 파도 부서지는 소리로 가득 채워지는 카페에서 딸 미사키와 이웃주민 에리코,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만남과 감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돈걱정 없이 어떻게 저렇게 인적 드문 곳에 카페를 차렸을까 싶었지만, 현실감은 벗어두고서 그 풍경이나 바닷소리, 향기로운 커피는 멋지다. 원두를 사러 온 아이에게 커피를 마실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묻는 장면은 참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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