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30분 글쓰기:: 11월 5일 - 기분전환이 필요해

   조금 졸린다. 새벽에 두번정도 깬 것 같다. 꿈도 여러번 바뀌었는데. 뭔가 쫓겨다니는 피곤한 꿈을 꾼 것 같기도 하다. 꿈은 무의식의 반영이라고 그랬던 것 같은데. 꿈에서 나온 등장인물 모두 결국은 나 한명이니까. 쫓기는 사람도, 포악하게 쫓는 사람도 모두 결국은 나 혼자, 나이다.

   어제 남편이 사무실로 나를 데리러 왔었다. 출발하기 전 왜 이렇게 표정이 안좋냐는 남편의 질문에 내가 기분이 상했던 얘기를 했다. 그 후로 남편의 표정이 급격히 안좋아졌다. 집에가는 길 내내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내가 장난도 쳐보고 어깨도 두드려봤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내가 못할 말을 했나.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내 얘길 꺼내기 전엔 안그랬었으니까 원인은 나에게 있는게 맞는거다. 내가 뭐 잘못했나보다. 그런 생각이 거의 확신에 찼다. 내가 부정적인 감정을 너무 쏟아냈나보다. 내 아내는 왜 이렇게 부정적인걸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속으로 거의 소설을 쓸 무렵 집에 도착했다.

   서먹서먹.. 밥을 먹어야하는데 쑥스러울 정도로 서먹해졌다. 나도 조금은 서운해졌고. 애써 뭐 먹을까 묻는데 남편이 먼저 어색한 장벽을 풀고 다가와줬다.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 요즘 계속되는 내 불평에 지친게 아닐까? 남편은 덧붙인다. "여보가 힘들었던 얘기를 하면 나도 기분이 너무 나빠져." 나의 기분에 동조화되었다고. 오해를 풀고 나는 내 서운함을 얘기하고. 그렇게 저녁밥을 차려 먹었다.

   나는 남편에게는 부정적인 감정도 여과없이 털어놓는 편이다. 근래들어 내 스트레스가 심해졌는데 그걸 받아주는 남편의 감정상태도 좋지 않을 것이다. 결국 스스로 1차적 감정은 다스리고, 약간의 전환을 하는 것이 소중한 사람들을 다치지 않게 하는 방법인 것 같다. 내 감정을 솔직하게 쏟아내는 유일한 사람일지라도 키 포인트는 나. 자신의 여과력이라고 할까, 감정을 조절하고 거를 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거다. 기분을 감지하고 전환할 줄 아는 것.

   그것도 능력이지 싶다. 문제와 상황에서 나온 후 다른 면을 찾아보기. 다른 면의 감정도 느껴보기. 새로운 감정으로 나를 깨우기. 이런 것들은 내공이 필요하다는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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