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즈기는 우리 부부의 차기 행선지, 덴마크

우리는 다시 한국에 왔다. 캄보디아로 떠나기 전 신혼집을 다 처분하고 왔기 때문에 이제 정말 집이 없어서 움직이는 중이다. 도착하자마자 시댁인 완도를 찍고 친정집 나주 찍고 서울로 왔는데 당분간 아주버님과 형님댁에 신세를 지기로 했다. 당분간으로 하려고 했던게 세달쯤 연장이 된 건 3월 1일. 우리의 새로운 행선지가 정해졌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에서 근무하면서 박군은 유학을 가기로 결심했고 어디로 가야할지 학교를 알아보기도 했다. 한국 오기 직전 1월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에 먼저 지원했는데 합격 통지를 받게 된 것이다. 얼떨떨... 우리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냐고 서로를 마주보면서 대책없이 웃었던게 벌써 10일 전이다.

지금은 열심히 장학금을 알아보는 중이다. 사실 덴마크 석사 유학생에게 학비 전액면제에 생활비까지 지원 받기란 쉽지가 않다. 덴마크 정부에서 주는 장학금도 몇 개월에 한정되어 있고 예전에 전액 을 줬던 제도도 이제는 없어진 것을 알게 됐다. 우린 지금 절박한데. 내일은 덴마크 몇몇 기관에 EMS 편지를 보내볼 생각이다. 우리의 사정을 간곡하게 알려서. 이 마음이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지치지 않을 때까지 최선으로 길을 찾아볼 생각이다.

박군은 이번주까지만 근무하고 3월 셋째주부터는 IELTS 학원에 등록해서 다닐 것이다. 목표 점수는 overall 6.5. 박군이 두달간 열심히 영어점수를 준비할 동안 나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을 예정이다. 세종대 내 카페 아르바이트도 구했고 지금 3일째 일하는 중이다. 나름 적성에 맞고 재밌다.

요즘따라 우리 부부의 블로그 이름인 '움즈기는' 이 문구가 이렇게 와닿았던 적이 없다. 집이 없는 삶, 어디로 갈지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지금 우리는 젊음으로 저 벼랑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버리겠다는 의지로. 길을 트고 말겠다는 열정으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우리가 가는 길이 열릴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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