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중요한 존재로 남고 더 많은 것을 하라

아이엘츠 시험을 보는 남편을 기다리며 강남의 어느 큰 서점에 들어갔다. 수천권의 책이 읽혀지길 기다리는 그곳은 내게 평온의 장소였다. 시간만 허락하면 무한정 읽을 수도 있겠는데. 남편이 끝나기까지는 한시간 쯤 남았다. 내가 고른 책은 '에고라는 적'. 영어 원서로 하면 'Ego is the Enemy'. '에고'가 어떤 의미인지 확실히 와닿지 않았던 것도 있고 왜 에고가 적이라고 표현하는지, 무엇에 적인지 궁금한 마음이 들어 책의 첫번째 장을 넘겼다.


저자는 에고를 이렇게 정의한다.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는 건강하지 못한 믿음"이라고. 소위 자신감의 과한 버전이라고나 할까. 자신이 굉장한 사람이라고 믿는 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자만심을 경계하라, 겸손하라.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잘나보이려는 욕구를 버려라. 근데 이게 왜 적일까? 성공에 대한 적이 되는지, 성장에 대한 적이 되는지. 잘 이해는 안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부지런히 들고 있기는 한데. 이것도 성공주의의 한 맥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겸손해야 성공할 수 있고 겸손해야 대가가 될 수 있다는. 애초에 뭔가 '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는건데. 꼭 무언가를 이뤄야하고 성취를 해야할까.

끊임없이 겸손하라. 중요한 사람이 되기보다 중요한 일을 하라(Do something than be someone). 그럼에도 와 닿았던 것은 사람들은 대부분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 안달나있다는 것이다. '덜 중요한 존재로 남고 더 많은 것을 하라'는 외침은 내게 큰 울림을 줬다. 동의한다. 사람들은 잊혀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관심받고 싶어한다. 요즘처럼 이렇게 SNS로 자신의 잘남을 외쳐대는 시대도 없을거다. 현실과 과장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며 자신의 위대함, 능력, 잘남을 들어내지 못해 병이 되어버린 시대. 작은 성취도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것처럼 자랑하는 시대.

'덜 중요한 존재로 남고 더 많은 것을 하라'는 조언은 그래서 더 와닿는다. 되돌아보건대 나 또한 에고에 끌려다녔던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뭐라도 붙잡기 위해, 대단한 나, 대단한 우리를 외쳐대고자 이렇게 글을 쓰고 있고 블로그를 운영한다며 글을 선보이고 있으니까. 이 모든 것이 '잊혀지는', '세상에서 덜 중요해지는' 것이 싫어 발버둥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에게 떠벌리거나 보여주기 위해 발버둥칠 시간에 내 소중한 시간을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쓰자. 그 자체를 목적으로 두고. 내가 언제든지 자만심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나의 에고를 다스리자. 균형감각을 잃지 말자. 굉장한 인물이라도 된 듯 생각하지 말고 또 부풀리지도 말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대신에 걷고 있는 이 길을 지금처럼 꾸준하게 나아가자. 우연히 읽게 된 책 치고 값진 교훈을 얻었다. '겸손할 것.' 자기 기만에 빠지지 말것. 항상 배우는 자세로 임할 것. 잘 모르는 것에 주저하지 말것.

'절 중요한 존재로 남고 더 많은 것을 하라'.

"Be rooted in realism."

"Get out of your own head. Stop planning and start doing."

"Greatness comes from humble beginnings; it comes from grunt work. It means you're the lease important person in the room - until you change that with resul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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