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허무하고 안타까운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면서 유독 한숨이 많이 나왔던 것은 주인공 다니엘이 사회가 마음대로 정해놓은 기준에 맞추려고 애쓰는 모습이 실감나리만큼 공감됐기 때문이다.

심장병으로 일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된 다니엘은 의사의 권고로 질병수당을 신청한다. 하지만 질병 수당을 받는 점수에 조금 못미치는 결과가 나오자 구직 활동을 하라는 통보를 받는다. 당장 수입도 없고 수당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 처하자 다니엘은 실업수당을 신청하는데 이것도 만만치가 않다.

종이에 글쓰기로 표현하는 것이 전부인 할아버지 다니엘에게 인터넷으로 실업수당을 신청하라고 하지를 않나, 도움을 주기는 커녕 자꾸만 기다리라 규칙을 지켜라 따르라고만 다그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게 점점 넌덜머리가 날 즈음에 다니엘의 이웃 케이트는 급기야 식료품을 배급받기 위해 간 무료배식센터에서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통조림을 까먹는다. 그리고 흐느낀다. 자신의 가난이 사무치게 부끄러워서. 아이들이 보고있는 앞에서 무너져버린 스스로가 불쌍해서 운다.


영화는 암울하다. 우리가 사는 현실이 내게 닥쳐올지도 모르는 끔찍한 재난이 암처럼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주인공 다니엘 브레이크의 이야기, 돈없고 가난한 케이트 가족의 문제만이 아니다. 나의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의 문제이기도 한 이야기. 그렇기때문에 쉽게 넘어가지 못하고 목에 턱턱 걸리듯이 한 장면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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