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9권

p.216

석이는 지칠 때 봉순이를 생각하고, 쉬어가는 길손이 되어 마음 속에 있는 그 시원한 나무 그늘 밑에 앉는다. 스물일곱이 되도록 독신을 지킨 것이 봉순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마음 속에 들어앉은 봉순이라는 안식처, 괴롭고 고되고 서러울 때 침잠하듯 마음속에서 대면하게 되는 봉순의 영상 때문인지 모른다. 욕망이나 소유로는 결코 발전될 수 없는, 그것은 사랑일까. 사랑인지 모른다.


p.241

자식 기르는 것, 일하는 것만을 보람으로 지내온 충실한 인생에 햇볕은 더없이 따사롭게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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