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코로나 19로 갖혀 지낸지 3주, 정겨운 대화가 그립다

확진자 8만 9천 / 사망 1160명 / 오늘 신규로 등록된 확진자가 6천 명.

지난 3월 17일을 기준으로 독일의 모든 학교와 유치원이 4월 19일까지 문을 닫고 많은 회사들이 자택 근무로 돌렸다. 레스토랑이 문을 닫았고 사람들이 모이는 모든 장소가 문을 걸어 잠갔다. 공원에는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두었으며 놀이터에도 아이들은 접근금지가 되었다. 여기저기에서 빗장을 모두 걸어 잠그고 온 국민들을 집에만 머물게 한지 벌써 2주가 넘었다. 

 

8만 9천명의 믿을 수 없는 숫자.

로버트코흐연구소에서는 확산세가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하지만, 2주가 넘게, 아니 벌써 한 달이나 넘게 집에만 갇혀 살고 있는 사람의 입장으로서는 참 막막하고 답답한 것이 사실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조심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앞으로 확진자는 더 늘 것이고 이보다 더 심해지는 상황뿐일 텐데... 어쩌자고 날씨까지 좋아서는.

 

그럼? 4월 20일 이후에는?

모든 학교며 유치원, 레스토랑, 교회의 예배, 각종 문화센터, 수업, 프로그램, 사람들이 모이는 모든 장소의 문을 걸어 잠근 것이 잠정적으로 4월 19일까지다. 그럼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그 기간이 늘어나게 될지, 아니면 모든 사람들이 행동을 조심하며 이전의 삶으로 점점 돌아가게 될지, 앞으로 2주간 확산세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집에 갇혀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독일의 소도시 예나에서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의무화했다고 한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나 사람과 사람 간 1.5m-2m 거리두기 등의 방법으로 코로나 확산의 속도를 줄이며 시간을 버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Bester Schutz - zu Hause bleiben 당신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 집에 있는 것

남편도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 머문 지 3주가 되어간다. 그 사이 하니가 돌을 맞아서 한 2주는 돌을 준비하고 사진 찍고 하느라 시간이 어느 정도 간 듯한데, 남은 날들은 참으로 느리게도 흘렀다. 하루는 대청소를 하고, 그다음 날은 작은방 정리를 하고 다음날은 빨래를 연속해서 돌리고 닦고 닦고 닦고....

설날때만 해도 이렇게 교회 청년들과 모여 잔치를 벌였는데....

집에만 머물러야 한다는 건, 그것도 막 돌이 된 아기를 데리고 집에'만' 머물러야 한다는 건, 숨이 턱 막히게 답답하고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건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사람을 만나서 사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사는 얘기도 하고 공감을 얻고 교제를 나눴던 모든 행위들이 이토록 귀하고 값진 것인지 몰랐다. 마치 건강을 잃어버려 과거의 내가 얼마나 행복했었나 안타깝게 회상하는 사람처럼, 이전날의 수많은 식탁 교제와 정겨운 대화가 너무도 그립다.

우리가 갖은것이 얼마나 많고 누린 것이 얼마나 많았는지, 갇혀 지내며 사는 지금, 작은 것에 주목하며 감사하며 살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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