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 다이어트 8kg 감량 후기

살을 빼고 왔습니다. 지금도 빼는 중이구요. 2020년 3월 28일, 정확히 그 날짜에 시작한 다이어트는 오늘로 벌써 6개월째가 되어 갑니다. 하니를 출산하고 돌 사진을 찍는데 문득 보니 이렇게 계속 살찐 상태로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부터 뭐라도 해야 3개월 뒤, 6개월 뒤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어 시작한 다이어트. 제가 8키로를 어떻게 감량 했는지 알려드릴게요.

* 저는 30대 초반, 키는 161cm이고 출산 전에는 체중이 57kg대였어요. 출산 직전에 70kg까지 쪘고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61kg로 내려왔구요. 1년동안 신경써서 뺀다는게 2kg빠져서 다이어트 하기 전에는 59.5kg정도 유지하고 있었어요. 지금은 8kg정도를 감량해서 51kg대가 되었습니다. 결혼할 때쯤 다이어트를 했는데 그때는 먹는 걸 잘 못먹었어서 (대학원 고학시절..) 말랐었는데 지금은 근육이 제법 붙은 몸무게라고 자부하고 있네요. 

 

1. 식단

아침: 빵, 커피, 과일 조금
점심: 샌드위치 or 일반식 1/2
저녁: 계란2개 or 일반식 1/2 

지루한 식단인데 아직까지 지키고 있는 식단이에요. 체중을 줄이고 싶다면 식단이 정말로 중요해요. 아무리 운동을 많이 해도 절대! 먹는 칼로리를 따라잡을 수 없어요. 운동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과자나 케이크 고민을 하게 되죠. 달리기 한 시간을 하느니 차라리 저걸 안먹고 말겠다... 달리기가 얼마나 힘든데.... 저걸 안 먹고 차라리 오늘밤 운동을 건너 뛰어야겠다, 이런 생각하면서 참았어요. 

말로는 표현하기가 어려우니 사진으로 보여드릴게요. 

귀찮아서 대충 밥만 절반만큼 먹고 남편이랑 같이 반찬 나눠먹어요.
밥 100g은 정말 이것밖에 안됩니다. ㅠ

현미에 야채 많이 먹으면 좋겠지만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아기밥 챙기기도 벅차잖아요. 저는 그냥 밥을 딱 반공기만 먹었어요. 대충 100g정도. 하니가 한끼 밥으로 120g을 먹는데, 매 끼니 하니보다 적게 먹네요. (엄마는 살이 너무 많아서 괜찮아.) 

음식의 종류를 너무 제한하지는 않았어요. 먹고 싶은게 있으면 잘 챙겨 먹은 편이에요. 어떤 날은 돈가스를 대량생산해서 삼일 내내 돈가스를 먹은 적도 있고 치킨을 튀겨 먹기도 하고 탕수육을 해먹기도 하고.. 주로 튀긴거네요. 독일 와서 남편이 튀김 전문가가 되어서.. 대신 맛있는건 하루에 한 끼만!

돈가스 공장 돌렸던 날. 너무 맛있어서 사실 다이어트 식단으로 보긴 좀.... 그러지만 이런 날도 필요하죠.
남은 돈가스 덮밥으로 활용하기. 밥은 절반만!
저녁은 최대한 가볍게 먹도록 노력했어요. 사진은 닭가슴살 야채볶음.
이것도 저것도 하기 귀찮은 날은 (이때는 남편이 알바갔던 날이라 저녁을 혼자 먹어서..) 계란만 삶아서 아기 반찬이랑 같이 먹기도 했구요. 

또 한가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배부르게 먹지 않았어요. 평소 먹는 양의 절반만. 식단은 딱 이것만 기억하시면 될 것 같아요. 체중을 줄이고 싶으면 지금 먹는 양의 절반만 먹기, 맛있는 건 하루에 한 끼만 먹기!

이렇게 사진을 찍어서 기록하는건 한 두달정도 했는데, 내가 얼마나 먹었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정말 유용했어요.

 

2. 운동

다이어트 4개월차가 될 때까지 하루도 빠짐 없이 1시간씩 운동 했어요. 처음 50일간은 트레이너 심으뜸님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운동 했었어요. 그러다가 정체가기 온거에요. 정체기를 타파하려고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하루는 홈트레이닝, 하루는 달리기. 이렇게 번갈아가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한 시간씩 꼬박꼬박... 마치 운동 시간을 적금 모은다는 생각으로 주일도 빠지지 않고 했어요. 

나이키 러닝어플. 총 킬로미터 숫자 올라가는 재미가 쏠쏠해요

멘탈을 어떻게 지켰냐, 이게 궁금하신 분들이 많을지도 모르겠어요. 육아 하면 하루내내 내 시간 없이 아이 중심으로 살게 되잖아요. 하니를 재우고 육아도 퇴근이란걸 하고, 아이를 보고 살림을 하느라 고생했으니 이제 한 시간은 내 몸에 좋은 거 하며 보내자는 생각으로 했어요. 땀 쭉 빼고 샤워하고 나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라요. 그 청량감이 좋아서 그 힘든걸 또 하게 됩니다. 

뛰는 것도 기록해두면 하나의 기쁨이 된답니다.

 

운동을 하다보니 체력이 좋아져서 생활에 활력이 생겨요. 운동이 끝나고 찾아오는 의욕과 맑은 정신도 기대하게 되구요. 운동 좋은지 알게 되니까 운동 하는게 더이상 괴롭기만 하거나 싫지가 않아져요. 선순환이 생기는거죠. 지금은 아기 재우고 나면 음악작업 한다고 거기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서 7월 말부터는 격일로 달리기만 하고 있어요. 주3-4회씩 한번 달릴때 6-7km. 아직까지 매번 결심하고 뛰러 나가기가 쉽지 않아서 완전히 습관이 됐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꾸준히 의지를 들이고 있어요. 계속 달리고 싶어서요.

3. 기록

다이어트 할때 전신거울에 사진 찍어두고 하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어쩐지 사진을 남기는건 쑥스러워서 공책에 그날의 체중과 운동 내용을 기록해둬요. 한달에 한번 정도는 팔뚝 부터 복부, 허벅지까지 둘레를 재서 기록해두고요. 빼곡하게 적힌 기록을 보면 체중의 추이도 보이고 어떤 운동을 얼마나 했는지, 얼마나 띠엄띠엄 했는지(?) 확인하고 반성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일주일 혹은 한달이 지나고 전달의 감량 과정이 어땠는지 반추해보는건 정말 중요해요. 저는 기록의 효과를 강조하고 싶어요.

기록의 첫장. 처음엔 -6kg 감량 목표였는데 하다가 -10키로가 되었어요. 지금 8키로 감량했으니 2키로가 남았네요. 남은 2키로는 천천히 유지하면서 하려구요. 


 

모든 사람의 몸이 다 다르고 몸의 역사도 다 다르기 때문에 저의 방법을 적용시킨다고 다 감량이 된다는 성급한 일반화는 해선 안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는 이러했고, 이러한 점들이 도움이 되었다는 걸 몇 가지로 강조하는 것 뿐이니 본인의 상황에 맞게 조절하시면 될 것 같아요. 감량 폭이나 속도가 중요한게 아니라 오늘도 뭔가를 했다는 게 중요하니까요.

엄마들 육아하면서 얼마나 힘들어요? 말도 못하게 힘들죠. 하루종일 아이 뒤치닥거리하랴 밥하랴 먹이랴 다 먹으면 치우랴 설거지하랴 또 애가 우니까 달래주랴... 말하려면 끝이 없어요. 정신없이 시간 보내고 아이까지 다 재우고 나면 소파에 누워 쉬고싶은 유혹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거 저도 너무 공감하고 똑같이 느끼고 있어요.

그렇게 소파에 누워서 넷플릭스로 보고싶은거 보고 늘어져 있으니 저는 생산적인걸 하나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소파에서 일어나 테이블 의자로 가서 앉기까지 마음의 거리가 너무나 멀어요. 에이, 오늘 하루 너무 고생했으니까 나 하고 싶은거 다 하자! 이런 마음으로 저녁 10시, 11시까지 누워서 같은 자세로 꼼짝 않고 누워있죠. 하루종일 고생한 몸을 한번도 살피지 않고 그대로 하루를 마감하는건 내 몸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오늘을 잘 마무리 할수도 없고요.

살을 빼는게 인생의 목표가 될 수는 없겠지만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건 중요한 목표인 것 같아요. 건강은 누구에게나 중요하잖아요. 하니를 잘 키우기 위해서도 좋은 체력과 건강한 마인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트레이너처럼 날씬하고 탄력적인 몸매가 될 필요는 없지만 하루에 10분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규칙적으로 내 몸을 돌보는 자세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찾아 읽으시는 분들은 건강에 모두 관심이 있으셔서 여기까지 읽고 계신거잖아요? 그 관심과 열의에 박수를 보내드려요. 이제 화면을 끄시고 가벼운 스트레칭부터 시작해보시는게 어떨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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