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현, <책은 도끼다>(2011) 도끼 한자루 챙겨가세요.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냐.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거야. (1904년 카프카)

책 읽기는 꼬리잡기 같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그 다음에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를 때 지금 읽고 있는 책이 꼬리를 주기 때문이다. 지금 소개하는 책은 고영성 저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소개된 책이였다. 저자는 <책은 도끼다>가 너무 좋아서 5번 넘게 반복해서 읽었고, 아직도 책이 주는 영향력이 크다고 했다. 광고크리에이터 전문가로 활약하는 <책은 도끼다> 저자의 필력이 좋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메마른 감수성을 채워줄 내용이 기대가 되어 책읽기를 시작했다.

실제 진행된 인문학 강의를 바탕으로 책이 쓰여져서인지 말하듯이 술술 읽혔다. 마치 친한 사람과 마주보고 앉아 책 이야기를 하듯이 친숙했고 어렵지 않게 다가왔다. 책에서 소개된 작가와 작품을 모두 읽어보고 싶어 깨알같이 노트에 다 적어두었다. 적어도 내 안에 있는 얼어붙은 바다를 깨부수기에 충분히 날카로웠다고 본다. 아니, 저자가 얘기하는 것 처럼 이 책은 두번 세번 읽고 싶은 책이다. 도끼 한자루를 집에 두고 감수성이 얼어붙을 때마다 깨 부술 수 있지 않을까.


멋진걸 보고 '우와'라는 표현밖에 못하는 사람과 다르게 그들은 기어이 말을 걸고 싶은 인문학적 갈증이 있는 것입니다.

소설가 김훈이 한 말이라고 한다. 근사하다. 인문학적 갈증이라니. 나에게도 그런 것이 있을까. 앙드레 지드는 <지상의 양식>에서 작가란 자두를 보고도 감탄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것들. 그런 흔한 것들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선을 길렀으면 좋겠다. "무엇이든 천천히 보자. 관찰하면서 걷는 속도로. 빨리 사는 것 좀 그만하고 행복해지자"(앙드레 지드) 이런 말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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