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8. 23:20 2016년 캄보디아
드디어 자전거가 우리 품에 안겼다. 프놈펜 자이언트 매장이 한달간 50% 세일을 하는데, 그 바람을 타고 우리도 구입하게 됐다. 농장에서 집까지 35km넘게 떨어져있는 박군은 튼튼한 MTB로, 7km정도 거리인 나는 잘빠진 로드 바이크로 샀다. 박군은 자이언트 타론Talon 27.5 4. 나는 자이언트 에스케이프Escape 1이다. 원래는 좀더 저렴한 것을 알아보려고 하다가 오빠도 나도 매일 장거리 출퇴근에 사용할 거 이왕이면 괜찮은 걸로 사자 해서 비상금을 탈탈 털었다. 자전거만 사면 될 줄 알았는데 부속품도 상당하다. 가방을 걸어야하니까 뒷자리 렉($25), 렉에 걸 방수가방($53), 물튀기지 말라고 물받이($25), 속도 측정해야하니까 속도계($13), 중간중간 물 마셔야 하니까 보틀 스탠드($5..
2016. 6. 16. 22:23 2016년 캄보디아
먹구름이 낀 하늘만큼 기분도 축 쳐졌던 오늘. 맛있는 피자도 산책으로도 전환이 잘 되지 않았던 감정이 올라오는 그런 날이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가죽공방. 프놈펜에 이런 곳이 있었나?하니 박군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란다. 구경할 겸 안으로 들어가봤다.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던 세계지도. 너무너무 예쁘게 만드셨다. 나중에 집이 생긴다면 꼭 걸어놓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모두 수작업으로 만든 가방들. 모든 가방이 특색이 있다. 예쁘다! 두 눈을 즐겁게 해준 각종 가죽 제품들. 하나씩 다 만져보고 열어본 것 같다. 알록달록한 색상이며 깔끔한 디자인이 모두 마음에 든다.작은 손지갑이 걸려있는 것을 보고 정말 하나 사가고 싶을 정도였다. 마침 몇년간 사용했던 머니클립이 심하게 때타있는 것이 생각나면서, 지금이..
2016. 6. 15. 22:53 2016년 캄보디아
1. 요즘은 어느곳에든 개미가 있다. 사람이 있는 곳 없는 곳 가리지 않는다. 점심을 먹으려고 본 계란말이 접시 위에도, 노트북 모니터 위에도, 내 팔뚝과 허벅지 위에도 몇 마리 바쁘게 움직인다. 개미철이려니, 이들의 왕성한 삶에 별 관심을 두고 싶지 않지만 이리저리 움직이는 개미를 내버려두기도 심란하다. 몇마리는 손으로 휙휙 털어버리기도 하지만 몸을 탐하는 개미는 가차없이 눌러 죽이기도 한다. 개미들에겐 내가 불청객일 수도 있는데... 이러고 있는데 개미가 또 지나간다. 2. 다시 토지 읽기 삼매경에 빠졌다. 3부로 접어들고 9권이 넘어가면서 호흡이 느려졌던 것은 사실이다. 1, 2부를 끌고 나갔던 주연들이 빠지고 그들의 자식들과 역사의 빠른 흐름에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었다. 1900년대 초반의 역..
2016. 6. 11. 17:03 2016년 캄보디아
다 쓰러져가는 자전거를 빌려 처음으로 거리에 나왔다. 교통상황이 너무 좋지 않은 프놈펜. 모또나 뚝뚝이를 의지해 마실만 다니다가는 연말이 끝날 때까지 벙쭘뿡에 발이 묶여있겠다 싶어 요즘 오토바이냐 자전거냐 고민하던 중이였다. 단원 신분으로 오토바이 운전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구입은 꿈도 못꾸지만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근데 위험하겠지) 이 생각을 몇 십번째 반복하고 있는지 모른다. 모또네 자전거네 당장 살 것도 아니면서 괜히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오늘 시범삼아 자전거를 타본 것이다. 빌라 주인의 허름한 자전거를 빌렸다. 오른쪽 브레이크는 이미 망가졌고 뒷바퀴는 공기가 없어 푹 꺼져 있었다. 상관없다. 브레이크는 왼쪽 것을 쓰면 되고 뒷바퀴 공기는 가다가 수리점에서 넣으면 되고. 있는게 감지덕지다. 우..
2016. 6. 9. 12:14 2016년 캄보디아
2016년 올해 최대 화두, 글쓰기.어떻게 써야할지 모르는 나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 책이 있다. 바로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명로진 저)"글쓰기에 대한 팁도 참고할 수 있고, 좋은 글들도 베껴써볼 수 있어 좋았던 시간. 덕분에 매주말 꼬박 4-5시간을 필사에 몰두할 수 있었다. 팔이 떨어져나갈 것 같은 경험도 했지만, 저자의 쓰기 속도에 따라 천천히 글을 음미하면서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참 좋았다.필사는 힘들지만, 그만큼 깊은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 같다. 첫번째 필사는 이렇게 마치고. 두번째 필사는 영어로 해볼까 한다.
2016. 6. 8. 13:07 2016년 캄보디아
내가 일하는 ngo에서는 한 달에 두 번씩 소식지가 나간다. 소식지에 실릴 글을 쓰고 편집하는 일은 내가 맡은 일이다. 3월부터 지금까지 벌써 6번의 소식지가 발행됐고 이제 7번째 소식지를 쓰고 있다. 한달에 두번. 숫자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한달 내내 소식지에 매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발행일은 빨리 돌아온다. 지부장님께 제출하는 순간 다음호 준비가 시작된다.소식지를 쓸 때면 어디선가 이런 속삭임이 들린다. "아무도 안 읽는데. 삽질 꽤나하고 있구나." 사실 이 일을 시작하고 소식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인지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애초에 독자가 있긴 한건지 의문이다. 아무도 안 읽는 것 같다. 읽는 사람의 피드백이 쓰는 사람에게 힘을 주는데. 어디선가 한 두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