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7. 06:19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독일 땅을 맹렬히 휩쓸고 있다. 날마다 확진자 수는 정점을 찍어가고 있고 하루가 지나기 무섭게 제한의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 어제는 국경을 폐쇄했다면 오늘은 일부 공항이 문을 닫는 식이다. 학교와 유치원은 4월 20일까지 문을 닫았고 오늘 뉴스에 따르면 독일의 모든 주에서 슈퍼와 약국과 같은 필요 상점을 제외한 극장, 술집, 콘서트홀, 박물관, 체육관 등 사람이 모이는 모든 장소를 폐쇄하는 초 강수 조치를 두었다. 레스토랑도 저녁 6시 전까지는 문을 닫아야 한다. 1월 말에서 2월에는 독일 내 확진자 수가 적었기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것이 무섭다기보다 은근한 인종차별이 거슬려 바깥 외출을 자제했다. 중국이 점점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한국에서도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갔던 2..
2019. 12. 18. 16:28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2년 3개월이 지나 이제야 날아온 편지 이틀 전쯤 온 편지는 아무렇게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Betriebskosten/Nebenkostenabrechnung. 이름도 긴 이 단어는 번역하면 "관리비/집세 외 잡비 정산". 우리가 이 집에 살기 시작한 것이 2017년 9월부터인데 무려, 2년이 지나서야 2017년 9월, 10월, 11월 이렇게 3개월간의 비용이 정산되어 날아온 것이다. 금액도 터무니없고, 기간도 너무 옛날이라 뭔가 잘못되었겠지, 쓴 사람이 헷갈렸겠지 하고 책상 위에 펼친 채로 둔 편지를 오늘에야 진지하게 읽을 마음이 생겼다. 첫 장부터 천천히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거주자의 물 총 사용량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집에 들어왔을 때 화장실과 주방의 물 계량기 사진을 찍어두었던 것이 ..
2019. 8. 12. 04:54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최근에 리디북스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책이라고는 출산 전 ‘밀리의 서재’라는 어플의 무료체험 찬스로 폭식하듯 무지막지하게 읽었던 것을 마지막으로 지난 5개월간 코빼기도 들춰보지 않았던 나다. 책은 꼬박꼬박 챙겨보려 노력해왔던 지난 노력이 무색하게도 출산과 육아는 그만큼 강력하게도 나의 삶의 패턴을 모두 바꿔놓았다. 단 한 번도 책 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육아에 파묻혀만 살다가, 7월에 큰 손님맞이를 치르고 난 뒤 이제야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알게 됐다. 지난 5개월간 책 한 권 읽지 않고도 잘만 살았다는 것을. 이번에는 ‘리디북스 셀렉트’라고 선발된 특정 도서를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이다. 가장 먼저 읽은 게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이라는 책이었다. 가장 단순한 일, 가..
2019. 3. 7. 03:11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아침부터 분주하다. 3학기까지 모든 시험이 끝난 남편이 본격적으로 아기가 올 준비를 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특별히 오늘은 아기침대를 물려받기로 한 날이라 공간마련을 위해 온 집안을 다시 정리했다. 남편이 거실 가구를 다시 배치하고 쓸고 닦아두는 사이 세탁기는 오랫동안 먼지가 쌓인 담요를 돌리고 있는 중이다. 다들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데 나는 줄곧 누워만 있다. 이제는 몸이 많이 무거워져서 집안일을 하는 것도 벅차게 되었다. 남편은 이런 나를 배려해주고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중이다. 물려받은 Gitterbett. 메트리스를 아랫쪽에 두거나 중간에 둘 수 있다. 독일에서는 신생아를 침대 옆에 두고 바로 수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Beistellbett라는 걸 많이 쓴다. 가격도 가격이지..
2019. 2. 14. 20:35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1월부터 지금까지 내 일상은 이전에 비해 뭐가 그렇게 많았는지 무슨 후기, 무슨 후기가 많다. 그만큼 출산 전에 준비할 것들, 미리 해야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것이 산전교실 Geburtsvorbereitungskurs이다.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리는 산전교실이란 산전교실은 모두 검색하고 연락을 해봤던게 내가 임신 24주 쯤 됐을 때 일 것이다. 그때도 이미 늦었던터라 모든 곳에서 자리가 다 찼다는 답변을 받았는데 다행히 한 군데에서 한 자리가 비었으니 빨리 등록하라는 답변을 얻었다. 그곳이 바로 Stuttgart-Ost에 위치한 헤바메 Praxis인 Yogaschuru. 이 곳에서 나는 1월 7일부터 총 6번에 걸친 산전교육을 받았다.Hebamme Praxis ..
2019. 2. 13. 17:48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어쩌다가 내가 독일 이민 신청에 필요한 Telc B1 시험과 Orientierungskurs 참여 의무라는 종이를 받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그 긴 과정이 드디어 끝이 났다. 나는 작년에 다른 어학원에서 B2 과정까지 수업을 들었었는데 그 덕분에 어학 과정은 따로 추가로 듣지 않아도 되었고 B1시험만 혼자 준비했었다. 때문에 Orientierungskurs만 신청해서 들었고 100시간이나 되는 수업이 끝났다. Deutsch & Integration의 언어 및 Orientierungskurs을 제공하는 몇몇 교육 기관이 슈투트가르트에 있지만 나는 그 중에 가장 큰 기관인 VHS를 선택했다. 기관이 클수록 코스 시간대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물론 VHS에서도 수강인원이 모자라 11월에 시작해야 할 오전 수업이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