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16. 16:17 좋아서 읽는 책
역시 책은 종이넘어가는 맛에 읽나. 맨 전자책만 들여다 보다가 오랜만에 종이책을 만졌다. 한장씩 넘어가는 느낌이 새삼 좋다.은희경, 은 6편의 단편소설이 묶인 책이다. 각 편은 위스키, 수첩, 신발, 가방, 책, 음악을 모티브로 삼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각 단편소설은 등장인물도 다르고 놓여진 환경도 다르지만 한가지 같은 흐름을 타고 있었다. 불확실성, 우연적인 사건, 연속되지 않은 일과 같은 것들. 그런데 그것을 불안으로 느끼지 않고 삶의 한 일부처럼 받아들이는 느낌이다. 표제작 에서 위스키가 숙성될 때 증발되는 현상을 비유적으로 표현한게 인상적이다. 위스키가 더 향기로워지도록 숙성되는 동안 증발되는 2퍼센트의 양은 천사가 가져간다는 것."위스키는 숙성시키는 동안 매년 2퍼센트에서 3퍼센트 정도가 증발하..
2016. 8. 2. 09:51 좋아서 읽는 책
미국이 미국이기 이전의 시절부터 그 땅에서 살았던 인디언 체로키족. 에는 그들의 생활방식과 삶의 철학이 잘 녹아들어 있다. 책은 주인공 '작은 나무'가 체로키족 조부모와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관찰하고 겪은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필요한 것 이상으로 욕심내지 않으며, 자연이 봄을 잉태하기 위해 인내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산속 아침의 탄생을 지켜보는 삶.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은 참 아름다웠다.1. 마음의 근육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마음을 잘 가꾸는 일은 근육을 키우는 일과 비슷하다고 한다. 처음에야 쓰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
2016. 7. 28. 14:00 좋아서 읽는 책
알베르 까뮈 전집을 포함해 프랑스 문학 번역에서 선구자 역할을 한 김화영 번역가의 산문집, 은 에서 지중해성 사고방식이 잘 녹아져있는 책으로 선정된 책이다. 그럴만 한 것이 저자는 젊은날을 엑상프로방스에 오랜시간 체류하면서 그 시절 직접적으로 다가왔던 충격적인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직접 겪고, 느꼈던 타국에서의 이질감이 어떤 것일지. 캄보디아의 뜨거운 태양하고는 다르겠지만, 아무튼 읽는 내내 나는 지중해의 따사로운 햇볕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들이 참으로 '떠난다'는 일은 쉽지 않다. 떠나는 방법은 누구도 가르쳐줄 수 없는 것이다. 수없이 떠나본 사람에게도 모든 '떠남'은 항상 최초의 경험이다. 떠나는 방법은 자기 스스로에게도 교육할 수 없는 것이다."1970년대 해..
2016. 7. 28. 11:39 좋아서 읽는 책
앙드레 지드의 정신적 자서전이라고 평가되는 . 읽고 금방 잊어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아름다운 구절들이 넘쳐났다. 그것만이라도 쓰자 싶어서 적어둔 것이 12장. 아름다운 표현과 가치들이 한상 푸짐하게 차려진 지상의 양식이다.이 책은 소설도 아니고 여행기도 아니다. 편지도, 시도 아닌 저자 앙드레 지드의 의식의 흐름이다. 삶에 대한 찬양과 노래이다. 삶이라는 경탄할만한 기적을 제대로 찬탄하지 못하는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뜨거운 노래이자 조언이다. 나는 이 조언을 마음에 새겨두고 싶어서 적고 또 적었다.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
2016. 7. 28. 10:47 좋아서 읽는 책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냐.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거야. (1904년 카프카)책 읽기는 꼬리잡기 같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그 다음에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를 때 지금 읽고 있는 책이 꼬리를 주기 때문이다. 지금 소개하는 책은 고영성 저 에 소개된 책이였다. 저자는 가 너무 좋아서 5번 넘게 반복해서 읽었고, 아직도 책이 주는 영향력이 크다고 했다. 광고크리에이터 전문가로 활약하는 저자의 필력이 좋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메마른 감수성을 채워줄 내용이 기대가 되어 책읽기를 시작했다.실제 진행된 인문학 강의를 바탕으로 책이 쓰여져서인지 말하..
2016. 7. 9. 22:56 좋아서 읽는 책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는 2002년도에 영국에서 출간된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이다. '핑거스미스'는 동명의 이름으로 앞서 드라마화 되기도 했다. 영화 '아가씨'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원작 소설 '핑거스미스'가 재조명되는 데 흥미가 생겨 읽기 시작했다.'핑거스미스'는 1860년대 런던의 모습을 담고 있다. 상류사회, 그리고 거기에 대비되는 뒷골목 사람들. 결코 그 시대 사람들은 쓸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펼쳐나간다. 반전에 반전, 또 마지막 반전. 세 번 정도 반전이 나왔던 것 같다. 영화에서는 이 모든 반전을 담지는 못했다고 하던데, 영화보기에 앞서 소설을 먼저 읽어 다행인 것 같다. 설마하던 사이에 엄청난 속도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가 다른 반전으로 이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