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리스트 카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1996) 우리들의 잃어버린 이야기

미국이 미국이기 이전의 시절부터 그 땅에서 살았던 인디언 체로키족.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에는 그들의 생활방식과 삶의 철학이 잘 녹아들어 있다. 책은 주인공 '작은 나무'가 체로키족 조부모와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관찰하고 겪은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필요한 것 이상으로 욕심내지 않으며, 자연이 봄을 잉태하기 위해 인내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산속 아침의 탄생을 지켜보는 삶.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은 참 아름다웠다.

1. 마음의 근육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

마음을 잘 가꾸는 일은 근육을 키우는 일과 비슷하다고 한다. 처음에야 쓰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아프겠지만 조금씩 마음을 쓰다보면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것이다. '작은 나무'는 영혼의 마음이 튼튼해지기를 바라면서 모든 사람을 잘 이해하기로 마음먹는다. 나와 다른 남을 이해하기란 쉽지만은 않다. 요즘같이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는 더 그런것 같다. 남을 이해하기는커녕 그런 시도조차 안할 때가 많다. 당장 나부터도 얼마나 마음이 콩알만해졌는지 모른다. 쉽게 사람들을 단정짓고 선을 긋고 판단한다. 내 마음은 다른사람이 아닌 내가 가꾸는 것. '작은 나무'처럼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기로 마음 먹어본다.

2. 경험의 소중함

"자, 봐라, 작은나무야. 나는 네가 하는 대로 내버려둘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단다. 만약 내가 그 송아지를 못 사게 막았더라면 너는 언제까지나 그걸 아쉬워했겠지. 그렇지 않고 너더러 사라고 했으면 송아지가 죽은 걸 내 탓으로 돌렸을 테고. 직접 해보고 깨닫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어."(...)

"자, 그런데 너는 뭘 깨달았니?"

어디선가 아이들도 실패할 권리가 있다는 글귀를 봤다. 정말 멋진 말이라고 생각한다. 어른이랍시고 무조건 성공의 길로 이끌기보다, 어떤 경험이든 그 경험을 통해 어떤 것을 배웠는지를 묻는 사람이 되고 싶다. 스스로 깨닫는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작은 나무'가 곧 죽어가는 송아지를 사려고 했을 때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작은 나무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었다. 그 돈은 작은나무가 가진 전 재산이었고, 그것을 잃었을 때 많이 슬퍼할 것을 알았지만 할아버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실패에서 배울점은 우연한 성공보다 크다. 경험으로 아는 힘이 크다.

3. 시련이 하는 역할

때로는 혹독한 겨울도 필요하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보다 튼튼히 자라게 하는 자연의 방식이었다. 

내가 지금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있는건지 뜨거운 햇볕아래에 있는 건지 몇년은 지나봐야 알겠지만 시련이 삶에 주는 의미가 크다는 데 동의한다. 곡식 같은 것을 키 위에 올려두고 까불리면 껍질같은 불순물이 나가고 진짜배기만 남는 것 처럼, 정리되지 않는 삶도 까불리는 손길 위에서 잡것들은 날아가고 진짜 중요한 것들만 남게 되지 않을까. 이번 키질로 무엇을 날려 보내고 무엇이 남았는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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