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30분 글쓰기:: 11월 10일 - 시작과 끝은 다르다

   꿈을 꿨다. 요즘 꿈같은 것을 잘 꾼다. 꿈에선 생생했는데 깨고나니 허탈한 느낌. 지금도 막 일어나서 그런지 비몽사몽이다. 창밖은 해가 뜨고 있는지 불그스름하다. 사방군데에선 닭이 울어대고 있다. 

   Upwork에 연락했던 번역업체에서 답변이 왔다. 자기네들은 이러이러한데 내 단어당 요율은 어떠며 트라도스를 쓰는지 묻기도 하고. 트라도슨느 번역가들이 쓰는 프로그램인데 번역 했던 내용을 저장함으로써 그 다음 번역이 쉽도록 하는 전문 소프트웨어이다. 쉽게 다운받을 수 있는것도 아니고 100만원에 육박하는 거금을 들여야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알고만 있지 써본적은 없다. 어쨌든 난 지금 없으니까, 없다고 솔직히 얘기했다. 그쪽에서 트라도스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면 뭐 못하는 거고. 아니면 답변을 기다렸다가 샘플 테스트를 해보겠지.

   오늘은 어제보다 글쓰는 속도가 느리다. 더 할말이 줄어든 느낌이다. 써야할말 못쓸말 구별하기라도 하는걸까. 어제 일이 마치고 굉장히 답답했었는데 저녁 먹기 전에 다 잊어버리려고 노력했다. 몸까지 침울해있었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는 순간 몸에 연료가 공급되는 것마냥 불이 켜지는 것 같았다. 오늘이 되어 다시 출근을 한다면 똑같이 기운빠질지도 모르지만, 지금으로선 어찌됐든 출근하는것 외에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을 모르겠다. 사람은 잘 안변하는게 아니고 정말 변하지 않는거라는 말이 맞다. 일하는 방식과 성격이 나와 맞지 않으면 일을 그만 두던지 불편함을 안고 불평없이 일하던지 하는거다. 이렇게 계속 혼자 끙끙 앓으면서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한다면 그만 두는 편이 나으려나.

   오늘은 꽝이다. 일기장을 펴놓고선 다른 생각을 더 많이 한다. 이제 10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 여백은 한참이다. 시간은 가는데 자꾸만 시간의 꼬리를 붙잡고 밍기적대고 싶은 느낌이다. 무엇하나 뚜렷한 것 없이 손에는 아무것도 없는 느낌.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난 누구를 위해서 일하나. 분명 지원했을때 이런걸 기대한게 아니였는데. 9개월이나 지나놓고도 지금까지 이런 생각을 한다. 이제 고작 3개월밖에 안남았다. 그런데도 나혼자 이걸 돌파해낼 기력이 점점 떨어지는 느낌이다. 30분.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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