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30분 글쓰기:: 11월 12일 - 꽉막힌 프놈펜 도로

   토요일, 황금 주말의 시작인데 일찍 일어났다. 그룹홈 아이들을 인솔해서 계곡에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7시에 센터에서 출발하려면 집에서 6시 20분에는 나서야 한다. 가는 길만 2시간이 넘는 꽤 먼길이다. 물축제 기간이 시작되어 길이 막힐까봐 걱정이 된다. 

   캄보디아에서 한번 길이 막히기 시작하면 별 특별한 날이 아니여도 시내권을 빠져나오는데만 4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원래는 40-50분이면 족히 끝날 거리이다. 그런 꽉막힌 거리를 추적해 올라가보면 별거 아닌 원인이 자리해있다. 무리하게 껴들기를 해서 차선이 꼬여있다던지 유턴을 하려는 차와 진로를 방해하는 수많은 오토바이가 어지럽게 도로를 꽉 채우기도 한다. 그렇게되면 속절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누군가 나서서 교통정리를 시작해야 실마리가 풀려간다. 그런일은 드무니 대부분 기다림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은 기다려야 한다. 느긋하게. 이곳에와서 기다리는 걸 많이 하다보니 익숙해졌다.

   교통정리도 내버려두면 도로상황에 적신호가 켜지는데 우리 삶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일로 꼬여버린 마음과 복잡한 생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 사고 자체가 꽉 막혀버리면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게된다. 기족이든 친구든 그 누구든 상담자의 역할이 되어 정리를 해줘야 조금씩 풀려 가는거다. 혼자서 문제를 못풀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사람은 서로 돕고 살아야되나보다. 서로서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도 해주고 하면서.

   서서이 동이 트고 있다. 어둠이 짙게 깔린 하늘에 푸른 빛이 돈다. 검은빛이 사라지고 어느새 푸른 하늘이 고개를 들이민다. 모든 것을 밝히는 빛아래 한치의 어둠도 용납될 수 없다. 아침은 반드시 온다. 오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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