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31. 00:02 2016년 캄보디아
1.영화 와일드를 보고 걷는 여행의 묘미를 알아보고 싶어졌다. 책을 똑같이 베끼는 데에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처럼 도보 여행도 그만한 시간과 육체의 고통이 수반되겠지. 하지만 그만큼의 깊이는 있을 것이다. 고통을 느끼는 중에 나를 알게되는 과정이 있겠지. 2. 5월 30일. 정신없이 오월이 지나갔다. 캄보디아에 온지도 벌써 세달. 갈 길의 1/4지점에 서있다. 여러가지 일에 매여 시간은 훌쩍 지나버렸다. 아쉽다 생각 말고 시간이 가버리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테다. 시간이라는 것은 온갖 아양을 떨면서 놀아달라고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같지만 지나고 보면 미꾸라지처럼 손가락을 빠져나간다고 한다. 어느 책에선가 본 글이다. 허송세월 보내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아껴야지. 소중히 보내야지. 3.휘적..
2016. 5. 29. 20:39 좋아서 남긴 것들
아끼고 아껴뒀던 영화 WILD를 보면서 시종일관 내 시선이 꼳혔던 것은 주인공 셰릴의 다리였다. 처참하게 무너진 삶, 엄마와 가족, 남편을 모두 잃고 삶의 끝에서 배낭하나 짊어진 그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이하 PCT)로 혼자 떠난다. 멕시코 국경부터 캐나다 국경에 이르는 4,285km. 그 절대 고독의 여정동안 온갖 고통과 외로움을 오롯이 감내한 다리, 끝내는 종주한 셰릴의 다리는 그의 삶의 의지요 처절하고 끈질긴 생명이었다. 영화의 초반부. 짐을 모두 싸고 주인공이 배낭을 드는 장면이 나온다. 자기 몸뚱아리만 한 비대한 배낭에 눌려 일어나지를 못하다가 무릎을 꿇고, 탁자를 짚고 일어선 다리. 위태롭지만 종주는 그렇게 연약한 무릎을 잡으며 시작된다. 인적이 없는 황량한 사막과 산을 오르고 내리기를 수..
2016. 5. 27. 22:20 2016년 캄보디아
[캄보디아에서 대중교통을 타기 위한 크메르어 기초생활회화]글: 박군 내가 캄보디아에 살면서 뚝뚝이나 모또돕, 그리고 란도리를 탈 때 주로 사용하는 문장을 대화 형식으로 포스팅해본다. 기사: 떠으 나 웨잉? (어디가요?) ----- --- ------ Go where back 나: 크뇸 쩡 떠으 프사 뚤뚬봉. (나는 뚤뚬봉 시장에 가고 싶습니다.) ---- ---- ---- ------- ------------- I want go market Toul Tompong ------------------------ 가고 싶은 장소 또는 쏨 떠으 프사 뚤뚬봉. (뚤뚬봉 시장으로 가주세요.) ------ ---- ------- -------------- Please go market Toul Tompong ----..
2016. 5. 27. 17:55 2016년 캄보디아
크메르어 인칭별 비동사 및 주요동사글: 박군 인칭주격 소유격 Be do have 1 I my am do have 나 나의 이다 한다 있다 크뇸 로버ㅎ크뇸 찌어 트워으 미은 2You your are do have 너 너의 이다 한다 있다 네악 로버ㅎ네악 찌어 트워으 미은 3 He him isdoes has 그 그의 이다 한다 있다 꼬앗 로버ㅎ꼬앗 찌어 트워으 미은 3 She her is does has 그녀 그녀의 이다 한다 있다 꼬앗 로버ㅎ꼬앗 찌어 트워으 미은 3 It its is does has 그것 그것의 이다 한다 있다 위어 로버ㅎ위어 찌어/ 끄 트워으 미은 예문) 나는 한국사람입니다./ 크뇸 찌어 쫀찌엇 꼬레./ I'm Korean. 나는 돈이 있습니다./ 크뇸 미은 로이./ I have mon..
2016. 5. 27. 13:09 2016년 캄보디아
지난 목요일 저녁부터 일주일간 엄마아빠가 캄보디아에 다녀가셨다. 두분만 비행기를 어떻게 타실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은 기우였던지 캐리어에 잔뜩 먹을거리를 싸들고 프놈펜까지 안전하게 와주셨다. 직접 담구신 김치, 쑥 뜯어 다른 곡식들과 갈아 만든 미숫가루, 프놈펜에서는 비싸서 살 엄두도 못내는 참치캔과 햄, 검은콩과 현미 곡식, 각종 밑반찬 거리.. 이것은 사랑이고, 정성이다. 안심이다. 그동안 김치 한조각도 아껴먹다가 아빠엄마가 오시고선 김치찌개도 몇끼나 끓여먹었다. 가뭄에 비가 내리듯 때아닌 김치 풍년이다. 냉장고만 봐도 어찌나 안심이 되고 기분이 좋은지. 역시 한국사람은 김치다, 이 말을 스물여덟 이 나이가 되서야 절절히 느끼고 있다. 아빠엄마가 오신 그 다음날 금-토는 프놈펜 시내 구경을 했다. 뚤..
2016. 5. 23. 18:35 좋아서 읽는 책
p.106 드디어 말아놓았던 지나간 세월은 풀어지고 연못가 그 자리로 돌아온 서희와 봉순이는 한 사내를 의식 밖으로 몰아내 버린다. p.205 기화는 바닥에서 스며든 차가움에 몇 발짝 발을 떼어놓곤 한다. 차츰 기화는 부처님 존재를 잊어가고 있었다. 그의 는에는 소복한 서희 뒷모습만 보인다. 금봉채에 진주를 박은 국화잠이 쪽머리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유연한 두 어깨, 물결처럼 부드럽게 잡힌 치마의 주름. 그의 아름다움은 그의 권위요 아집이요 숙명이다. 그의 아름다움과 위엄과 집념은 그의 고독이다. 일사불란 독경하고 있는 서희의 모습은 애처롭다. 책에 열중할 때는 책이 부처님일 것이요, 자수에 열중할 때는 바늘이 부처님이었을 것이다. 어짜면 그에게는 신도 인간도 존재치 않았는지 모른다. p.249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