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17. 00:30 2017-2021년 독일/육아 이야기
독일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부모수당인 Elterngeld나 아동수당인 Kindergeld는 학생부부인 우리와는 상관 없는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소득이 없어 세금을 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혜택을 받을 거라고 애초에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번 카리타스에 출산장려금 Bundesstiftung을 신청하러 갔을 때, 상담을 해준 상담사가 내가 가진 동반비자를 보더니 신청 자격이 충분하다며 신청에 필요한 서류가 어떤 것인지 알려주었다. 그.래.서! 출산과 동시에 (아니 출산 전부터) 서류를 준비한 결과 비교적 수월하게 어려움없이 Elterngeld와 Kindergeld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1. Elterngeld Elterngeld는 L-Bank에 신청한다. 신청서가 무려 14페이지나..
2019. 5. 9. 21:57 2017-2021년 독일/육아 이야기
하니를 낳고 3박 4일만에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후 바로 다음 날 부터 헤바메가 우리집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헤바메의 주요 업무는 수유가 잘 되는지 돕는 일이었다. 헤바메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수유할 때 내가 느끼는 어려움들에 대해 상세히 얘기를 했어야 했는데, 그 표현이 간단해 보이지만 참 생소한 것이라 상담시간에 표현이 잘 안돼 온 몸동작을 쓰거나 영어를 쓰는 일도 많았다. 예를들면 '구역질하다'나 '트름하다'는 용어를 몰라 우웩이나 꺼억...이라는 소리를 낸다거나.... 늘 개똥같이 얘기해도 척척 알아들어주는 헤바메. 고마웠어요. 신생아와 함께 집에 콕 틀어박혀있는 산후조리 기간 동안 수유와 관련된 독일어 포럼과 인터넷 기사들을 읽으며 알고 싶은 표현들을 틈틈이 정리해봤다. 내가 자주 방문해서..
2019. 5. 7. 00:27 2017-2021년 독일/육아 이야기
생후 +23일 요즘 하니는 자주 깨고 자주 칭얼거린다. 잘 먹였다 싶어서 침대에 눕혀놓으면 금방 못 가서 웽- 하고 울어버린다. 그러면 다시 들어 안고 어르고 달래다가 아기가 잠에 들면 슬그머니 내려놓는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내려놓는데 아기는 어떻게 아는지 금방 깨버린다. 아무래도 나와 안겨있을 땐 따뜻하다가 혼자 누우면 열이 식어버려 그렇게도 빨리 알아차리는지 모르겠다. 별 수 없이 다시 안아 달랜다. '엄마가 미안해' 이 말은 최대한 안 해보려고 했는데 자꾸 입 안에서 맴돈다. 아무래도 분유를 끊고 모유로만 먹이려니 아기가 빨리 배고파하는 것 같다. 요 며칠 전부터 90% 모유만 먹이는 중이다. 직접 가슴으로 20분을 물리고 유축해두었던 모유 20-30ml를 먹인다. 분유를 먹였..
2019. 4. 9. 02:05 2017-2021년 독일/육아 이야기
하니 생후 +10일 하니는 여전히 잘 자고 있다. 오전에 수유를 하고 침대에 눕혔는데 무엇이 불편했는지 왕- 하고 운다. 나는 그게 못내 기뻐서 조금은 두고 관찰해보았다. 가만히 둬도 찡얼거림이 가라앉지 않아 무엇이 불편한 건지 살짝 걱정이 들었다. 얼른 안아 토닥이고 가슴 위에 올려두니 울음이 멈췄다. 조용히 침대에 내려놨는데 다시 칭얼댄다. 다시 가슴 위에 올려두고 달랬다. 하니는 자주 자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오늘로 생후 10일이 되었는데 하루 24시간 중 족히 20시간은 넘게 잠만 잔다. 수유는 사실 따지고보면 6-8시간을 하는데, 수유 중엔 거의 자는 편이다. 깨우려고 매번 발바닥을 만지고 몸을 간지럽히느라 애를 먹고 있다. 어제부터 유축기를 쓰는 중이다. 직수로 한쪽 가슴당 10분씩 먼저 ..
2019. 3. 7. 15:00 2017-2021년 독일/육아 이야기
어젯밤에는 9시 반부터 곯아 떨어졌다. 저녁잠이 많을 수 밖에 없는게 딱히 저녁이 되면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어제는 하루 종일 침대에서 뒹굴거렸다. 너무 심심해서, 너무 할 게 없어서 드라마를 내리 네 편을 보고도, 그래도! 너무 심심해서 또 유투브를 봤다. 핸드폰에 있는 사진첩 정리도 하고 연락처도 정리했는데 심심함이 가시질 않는다. 책상에 앉기에는 왠지 막연한 거부감이 든달까. 남편이 있었으면 함께 나가기라도 했을텐데 남편은 알바를 하러 갔다. 이렇게 핑핑 놀기만 하는 하루라니. 아까우면서도, 지겨우면서도 왠지 나중에 이런 날들을 그리워할 것 같은 생각이....월, 화요일에는 엄청나게도 싸돌아 다녔다. 월요일에는 출산할 병원에서 Vorstellungstermin이 있어 진료를 받았고, 진료 후에는..
2019. 3. 7. 03:11 2017-2021년 독일/일상 이야기
아침부터 분주하다. 3학기까지 모든 시험이 끝난 남편이 본격적으로 아기가 올 준비를 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특별히 오늘은 아기침대를 물려받기로 한 날이라 공간마련을 위해 온 집안을 다시 정리했다. 남편이 거실 가구를 다시 배치하고 쓸고 닦아두는 사이 세탁기는 오랫동안 먼지가 쌓인 담요를 돌리고 있는 중이다. 다들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데 나는 줄곧 누워만 있다. 이제는 몸이 많이 무거워져서 집안일을 하는 것도 벅차게 되었다. 남편은 이런 나를 배려해주고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중이다. 물려받은 Gitterbett. 메트리스를 아랫쪽에 두거나 중간에 둘 수 있다. 독일에서는 신생아를 침대 옆에 두고 바로 수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Beistellbett라는 걸 많이 쓴다. 가격도 가격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