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9. 23:28 2016년 캄보디아
새벽 5시 30분. 왜 하필 토요일 아침만 되면 이렇게 눈이 빨리 떠져지는지 알 수가 없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6시 넘어 일어나는 것도 버거워 거의 떠지지 않는 부스스한 눈으로 박군의 도시락을 싼다. 금요일 저녁에는 기름진 요리로 배때지를 가득가득 채우고 뒹굴거리면서 책을 읽거나 잡담을 하면서 12시쯤 늦게늦게 잠을 잔다. 그런데도 왜 정작 늦잠을 늘어지게 자도 되는 토요일 아침에는 소풍가는 사람마냥 눈이 황급히 떠지고 정신이 깨끗해지는지 알수가 없다.한국의 새벽같지 않은 바깥 하늘 밝기도 한몫 하는 것 같다. 여기에선 5시가 넘으면 한국의 6, 7시처럼 환하다. 5시 30분정도야 참새들이 창가 전깃줄에 앉아 짹짹거리고 열어놓은 창문으로 아침을 알리는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는 것이다. 곧 밝기는 점점..
2016. 7. 9. 22:56 좋아서 읽는 책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는 2002년도에 영국에서 출간된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이다. '핑거스미스'는 동명의 이름으로 앞서 드라마화 되기도 했다. 영화 '아가씨'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원작 소설 '핑거스미스'가 재조명되는 데 흥미가 생겨 읽기 시작했다.'핑거스미스'는 1860년대 런던의 모습을 담고 있다. 상류사회, 그리고 거기에 대비되는 뒷골목 사람들. 결코 그 시대 사람들은 쓸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펼쳐나간다. 반전에 반전, 또 마지막 반전. 세 번 정도 반전이 나왔던 것 같다. 영화에서는 이 모든 반전을 담지는 못했다고 하던데, 영화보기에 앞서 소설을 먼저 읽어 다행인 것 같다. 설마하던 사이에 엄청난 속도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가 다른 반전으로 이어져..
2016. 7. 8. 02:01 2016년 캄보디아
몇 주 전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었는데 그동안의 바쁜 일들이 모두 끝나고 오늘에서야 첫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했다. 사실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서 쉽게 시작을 못 했던 것도 있다. 자전거 출퇴근을 하고 난 뒤 느낀 것은 '환상은 없었다.'이다. 그러나 그 환상이 벗겨진 뒤 마주하게 되는 것들을 얻었다. 마음을 먹게 된 것은 정확하지 않은 어떤 환상을 가지고 있어서였다. 자전거로 캄보디아를 여행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싶었고 캄보디아 자전거 여행을 생각했을 때 명확하지 않은 그저 어떠한 환상이 있었다. 뭔지 모를 기대감과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나를 흥분 시켰다. 그렇게 오늘 아침 6시 반에 나는 힘차게 페달을 밟아 출발을 했다. 구글맵 상에서의 거리는 편도로 32.5 km이니깐 평균 시속 20 ..
2016. 7. 7. 13:09 좋아서 읽는 책
p.235 서서히, 떠날 아침배를 타기 위해 사람들은 모여들고 있다. 떠날 사람 전송 나온 사람 짐짝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떠나는 사람 돌아오는 사람, 산다는 것은 결국 오고 가고, 뱃길이든 육로이든 인생은 길이라는 말로 요약되는 것인 성싶다.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저세상도 황천길 저승길이라 하지 않는가, 길이 있기에 시간도 있는 겐가. 탄생은 시간을 가르고 나오는 것, 죽음은 다른 차원의 시간으로 가는 것, 해서 정거장이나 부둣가는 대부분 비애스런 곳이나 아닐는지. 영원한 정착이 없듯 떠남도 영원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 멀리 점철된 섬 위로 흰 갈매기가 날아다닌다. 날으는 갈매기처럼 삶 자체는 정착도 아닌지 모를 일이다. 존재와 길, 그 자체가 애처로운 모순 비극이나 아니었을지.
2016. 7. 5. 18:54 2016년 캄보디아
글, 영상: 박군 짧은 방문이었지만 홍이와 나에겐 많은 힘이 되어 주신 부모님과 완도순복음중앙교회 팀(목사님, 장로님, 그리고 성도님)의 2박 3일 간의 캄보디아 단기선교 보고영상이다. 감사드리는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영상을 만들어 교회 성도분들과 함께 볼 수 있도록 보내드렸다. (Youtube에서 볼 수 있는 링크)https://youtu.be/FXX3bws2zoc 부모님이 단순히 여행으로만 오셨다면 보지 못하셨을 캄보디아의 여러 모습들을 직면하시면서 마음이 많이 어려우셨겠지만 한편으로는 캄보디아를 더 깊숙히 알고 진심을 다해 기도해 주실 수 있으실 거라는 마음이 든다. 우리가 타지에 나와 고생하면서 사는 모습 때문에 부모님의 마음을 어렵게 만드는 것 또한 때로는 불효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로인해 앞으..
2016. 7. 1. 15:15 2016년 캄보디아
캄폿(Kampot) 쭘끼리(ChumKiri)에 위치한 앙초초등학교. 젊은 대학생들이 캄보디아를 찾아와줘서, 10명의 청년들과 함께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나섰다. 사진은 늘 내 역할이 아니었다가,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었다. 티없이 맑은 아이들의 순수한 얼굴도 같이 담아봤다. 앙초 초등학교의 전경. 1997년도 개교했고, 쭘끼리에서는 그래도 잘 되어 있는 학교라고 한다. 벽이 낡을대로 낡아서 우리가 맡은 일은 먼지를 제거하고 새 페인트칠을 하는 것이었다. 어느새 모여든 아이들. 한국사람들도 신기할텐데, 자기네들의 학교가 깨끗하게 변화되는 모습이 신기하고 반가웠나보다. 하교길 카메라를 보고 장난치는 아이들. 사진만 보면 아직도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 만 같다. 보수 작업은 아직도 한창이다. 20..